"경쟁력 강화를 통한 세계 5대 기업으로 성장" 세계 8위의 담배회사인 담배인삼공사가 내놓고 있는 비전이다. 공사가 정부출자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이 야심찬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기반은 두가지.하나는 무차입경영을 지속할 수 있을만한 탄탄한 재무구조이며 다른 하나는 민영화에 따른 경쟁력 강화에 대한 기대다. 공사는 지난해 매출 4조7천1백억원,영업이익 4천4백90억원,당기 순이익 3천3백38억원이란 성적을 기록했다. 부채는 1조5백억원 수준이지만 이는 모두 퇴직금적립금과 납기가 도래하지 않은 세금이어서 사실상 부채는 제로다. 외국 담배회사들의 대대적 공세속에서도 공사가 이같이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비결은 수년간에 걸친 구조조정이다. 물론 담배생산의 독점권과 이를 통해 구축해 놓은 영업네트워크를 감안하면 이 정도 경영성적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담배인삼공사의 우량한 재무구조를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우선 담배인삼공사는 87년 1만3천2백명에 이르던 인원을 97년 7천6백59명으로 감축하면서 경쟁력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 1997년 말 외환위기가 터진 이후 3년간의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 인력은 4천5백명에 불과하다. 노동생산성은 1인 1시간당 1만2천9백71개비에서 지금은 2만2천2백96개비로 77% 가량 향상됐다. 또 제조시설의 단계적 축소와 인삼사업의 분리 등 구조조정 노력도 병행했다. 이를 토대로 무차입경영의 지속과 함께 외산담배의 시장점유율을 10%선에서 막아낼수 있었다. 그러나 공사에 대한 도전도 만만치 않다. 독점적 담배제조권이 사라지고 완전 경쟁에 돌입하는데다 외국회사들의 공격적 마케팅은 담배인삼 공사의 수성 가능성에 회의적 반응까지 나오게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해 담배인삼공사측은 제조독점권은 사라지지만 가격결정권을 갖고 있는만큼 이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올해 정부지분을 모두 매각,민영화가 마무리될 경우 이에 따른 경영효율 향상도 담배인삼공사의 경쟁력 강화에 새로운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국책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공사 지분 33%를 연내에 국내에 19%,해외에 14% 매각키로 최종 확정해 놓은 상태다. 공사는 이와 함께 세계 5대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4대 중장기 경영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국내시장을 수성하기 위해 마케팅 역량을 대폭 강화함과 동시에 해외시장 확대와 주력 브랜드 육성,외국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등 시장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또 바이오산업 진출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한편 책임과 보상체제를 확립해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작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