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품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이 인정된 후 증권사들이 갖가지 신상품을 제시했지만 구태의연한 아이디어로 대부분 기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4개 증권사가 배타적사용권을 인정해달라며 7건의 신상품을 제시했지만 메리츠증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규성.진보성이 떨어져 기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협회는 매달 넷째주 목요일 심의위원회를 열어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이 없는 신규성 ▲기술적.창의적 면에서 개선돼야 하는 진보성 ▲관련법규를 위반하지 않는 성립성 등 세가지 평가항목을 고려해 배타적사용권 부여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1월에는 대신.메리츠증권이 각 하나씩, 대우증권이 두개의 신상품을 제안했지만 대신증권은 신규성, 대우증권은 진보성을 결여해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대신증권은 밸류앳리스크(VAR) 기법을 활용, 일반고객의 포트폴리오 위험도를 측정해준다는 개념의 금융상품을 내놓았지만 증권 전문가라면 이미 사용하고 있는데다 타 증권사에서도 비슷한 제도를 도입한 상황이라 신규성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대우증권은 수익증권과 연계시켜 가입자 부모 등에게 갖가지 할인.연결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신상품을 내놓았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의 신규성은 인정됐지만 다른 업종에서 이미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진보성 항목에 미달됐다. 대우증권은 또 대차제도 활성화 상품을 제시했으나 1대1로 국한돼있던 협회표준약관상 중계개념이 법개정으로 보완된 상황이라 마찬가지로 진보성에서 떨어졌다. 현대증권은 지난달 3건의 신상품을 제시했지만 신규성에서 함량미달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옵션거래시 사용되는 '프로텍티브 풋' 기법을 활용해 고객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늘릴 수 있는 헤지서비스가 시험대에 올랐지만 교과서에도 나오는 이론이라며 기각됐다. 또 고객이 증권사 제시안을 따라 투자하는 상품과 주식투자 클리닉 개념의 신상품을 제시했지만 신규성이 결여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제도시행 첫해인만큼 심의위원회가 엄격하게 심사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증권사들이 제시한 상품들 대부분이 이미 시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신규성.진보성을 보완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증권업협회는 오는 28일 한국투자신탁증권과 한빛증권이 제안한 신상품을 두고 배타적사용권 부여여부와 관련된 심의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