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호텔신라 등 삼성의 10개 상장계열사가 28일 일제히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미국계 펀드인 엘리어트펀드와 현대투신운용측이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돼 있는 조항을 삭제하려는 안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 관련 정관변경을 놓고 표대결이 벌어졌으나 회사측의 승리로 끝났다. 삼성은 또 이날 계열사별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삼성전기 강호문 사장대우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삼성에버랜드 허태학 사장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으로 각각 선임, 일부 계열사의 최고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삼성생명 씨넥스영화관에서 제33기 주총을 열어 주당 30%인 1천500원(우선주 1천55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하고 정관에 주식소각 규정을 신설하는등 주요 안건을 의결했으나 우선주 문제와 낮은 배당금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이날 주총에 참여연대는 참석치 않았으나 엘리어트펀드와 현대투신측이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정관조항을 삭제하는 문제에 대해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관련 조항을 삭제하면 우선주 주주들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될 수 있다"며 이의를 제기, 우선주 관련조항 문제를 표대결에 붙일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은 "우선주 남발을 막기 위한 법 개정에 따라 97년 2월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정관에 신설했으나 이는 97년 2월 이후 발행된 신형 우선주에만 적용되는 조항일 뿐 그 이전에 발행된 구형우선주는 이에 해당되지 않아 관련 조항을 삭제해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문제제기와 관련,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이 가능하도록 한 조항을 삭제하고 주식소각 규정을 신설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정관변경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 96.38%의 찬성으로 정관변경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삼성전자는 또 임직원 174명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98만8천주(행사가격32만9천200원)를 부여하고 이사 보수한도를 4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리는 한편 임기 만료된 삼성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인 김인주 부사장를 등기이사로 재선임했다. 한편 작년에 참여연대의 문제제기로 7시간30분, 98년엔 13시간30분이나 걸렸던 삼성전자 주총은 이번에는 우선주와 관련된 정관변경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논란거리가 없어 오전 9시에 시작해 3시간만인 12시에 폐회됐다. 한편 삼성전기 이형도 부회장은 삼성 중국 총괄대표로 내정됨에 따라 이날 주총에서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호텔신라는 이날 주총에서 11명의 등기이사중 사의를 표명한 9명을 대거 퇴진시키고 허사장과 김인 부사장 등 5명의 등기이사를 새롭게 선임해 경영진을 대폭 교체하는 한편 주당 4%인 200원(우선주 250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호텔신라 허사장은 에버랜드 사장직을 겸직하게 된다. 이밖에 삼성정밀화학은 주총에서 주당 10%인 500원을 현금배당하고 자사주 소각규정을 정관에 신설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김현준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