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이틀 연속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매수세는 장기물 위주로 꾸준히 이어져 5년 만기 수익률은 이틀 연속 하락했다. 보합권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을 감안할 때 선방했다는 평가다. 무디스가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오는 등 주변 여건은 여전히 채권시장에 불리했지만 수급 여건이 호전되며 강세전환 기대감이 형성됐다. 투신사 MMF에 지난 연말 빠져나갔던 자금이 지난 2일 하루 동안 2조2,000억원이 다시 환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은행권에서도 풍부한 유동성으로 저점 매수세가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내외 경기 지표가 뚜렷하게 호전되고 있고 증시 또한 강세를 이어가 시장 참여자들은 아직 방향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호가는 많이 이뤄졌지만 실제 체결된 것은 몇 안됐다. 4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권 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6.17%에 마쳤다. 증시 강세 영향으로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곧 저점매수세가 등장, 금리는 보합권을 회복했고 이후 장 막판까지 6.20%선 아래서 등락을 거듭했다. 5년 만기 국고채권은 6.91%로 전날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보험사 등의 장기물 위주 저가 매수세가 생각보다 강해 금리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AA- 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7.19%, BBB- 등급 금리는 0.05%포인트 하락한 11.35%를 기록했다. 국채 선물 시장은 낙폭 과대를 의식한 매수세가 현물 시장보다 강했다. 3월물은 일시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대체로 강세를 유지, 전날보다 0.17포인트 오른 103.04를 가리켰다. 유동성 풍부한 일부 은행권으로부터의 매수세가 이어졌다. ◆ 미국 실업률 상승 전망, 매수세 유인할 듯 = 시장 관계자들은 다음주에도 호·악재 요인이 시장에 복합적으로 작용해 금리가 방향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식시장과 일부 경기 지표가 매도 심리를 자극할 것이지만 미국의 실업률 지표가 좋지 않아 채권 매수세를 끌어낼 것이라는 얘기다. 대한투자신탁증권 유승곤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경기 지표와 오는 7일 3년 만기 국고채권 입찰 결과를 보고 포지션을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에서는 지난해 12월 실업률과 공급관리기구(ISM, 옛 NAPM)의 비제조업지수가 발표된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11월 5.7%를 기록했으나 최근 실업급여 청구건수 증가, 소폭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1월에 51.3으로 올랐던 ISM 지수는 12월 들어 소폭 하락해 50 전후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7일 예정된 1조2,0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국고채권 입찰은 최근 장기물 위주로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입찰률이 높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관 유동성이 충분하다는 점은 그나마 채권 수요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한경닷컴 양영권기자 heem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