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명절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월가는 대통령 사임 등 10년 만에 최악의 혼란이 벌어지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를 우려,한때 주가가 출렁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소비심리가 안정되고 우량 기업들의 수익이 좋게 발표되면서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는 '별 것 아닌' 재료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주 다우지수는 2.3% 오른 10,035.34로 다시 10,000선을 돌파했고 S&P500도 1,144.89로 2% 가량 상승했다. 나스닥은 1,945.83으로 약보합세를 유지했지만 상승 분위기로 한 주를 마감했다. '산타랠리'의 바탕은 빠르게 안정되는 소비심리.미시간대학이 발표하는 12월 중 최종 소비자감정지수가 88.8로 11월의 83.9보다 크게 올라갔다. 이는 잠정 조사지수였던 85.8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주춤해지고 있는 실업상황,아프간전쟁의 사실상 종결 등이 미국인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가져오며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심어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주 산타랠리를 이끈 종목들은 GE AT&T 코카콜라 시티그룹 등 우량주들.GE는 내년과 후년까지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회사측 발표로 주가가 9.5% 오른 주당 41.35달러를 기록했다. 엔론의 파산으로 올해 GE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 발전터빈사업이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를 씻어주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 위축으로 성장이 위축될 것으로 분석됐던 코카콜라도 예상을 뒤엎고 4분기 음료부문 매출이 4∼5% 가량 늘어날 것으로 발표되면서 주가가 5.5% 오른 48.78달러를 기록했다. 내년 초 보험사업 부문의 기업공개를 공시한 시티그룹도 7.4% 상승,'50달러'선을 회복했고 AT&T도 케이블사업을 컴캐스트에 매각하기로 최종 확정하면서 주가가 무려 13.7% 뛴 18.35달러를 나타냈다. 이런 분위기는 나스닥시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기술주의 대표선수 중 하나인 노르텔은 21일 매출 감소로 4분기에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으나 발표 당일 주가는 무려 12% 올랐다. 손실이 예상보다는 작다는 판단에서다. 시에나 등 관련 업체의 동반 상승을 가져왔음은 물론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시장은 이미 내년을 쳐다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경기가 바닥을 쳤기 때문에 내년 1,2분기의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금 미리 사두는 것"(피터 조틀리 퍼스트알바니 투자자문 매니저)이라는 설명이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