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이 80선마저 내주며 6%나 수직하락, 이틀째 조정을 보였다. 28일 코스피선물 12월물은 전날보다 5.45포인트, 6.48% 폭락한 78.70으로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83.60이었고 저점은 78.25였다.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0.5 안팎의 콘탱고를 꾸준히 유지됐으나 오후들어 주가 급락이 이어지고 투신권 대량 매도에 이어 외국인 순매도 전환이 더해지자 마이너스 0.07의 백워데이션으로 마쳤다.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1,390억원, 비차익 1,460억원을 합쳐 모두 2,850억원이 유입됐고 매도는 비차익 990억원을 위주로 1,290억원이 출회됐다. 투자자별로는 투신이 1,040계약, 은행이 1,119계약, 외국인이 523계약, 보험이 356계약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이 3,368계약, 증권이 2,215계약을 순매수했다. ◆ 미국시장과 하락동조화 = 이날 급락은 일차적으로 미국의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외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난 추수감사절 할인매출 호조에 들떴던 미국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였고 지수급등 부담을 느낀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소비자신뢰지수의 약화는 펀더멘털에 대한 경계심을 불러왔으나 다우나 나스닥이 각각 10,000선과 2,000선 앞에서 저항에 직면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차익실현 욕구가 선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종합지수의 경우 670을 돌파할 때 60도에 이를 정도로 가파르던 기울기를 볼 때 조정이 예고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외국인 순매도를 통한 미국과 동조화가 하나의 계기는 됐다. 여기에 미국의 이라크공격이나 일본 등 아시아 주변증시의 약세, 연기금 주식투자 백지화 등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시장의 경우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감이 훼손되면서 조정시점에서 타격을 주고 앞으로도 투자심리가 경제지표에 좀더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 외국인 매매패턴 유지, 기관 환매 주의보 = 그러나 국내의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의 장세가 펀더멘털 기대감을 다소 안고 있다고 하더라도 근본적으로는 외국인에 의해 리드된 수급장세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현물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있었지만 150억원으로 규모가 큰 것은 아니었고,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했다가 다시 순매도로 입장을 바꿨으나 최종 순매도 규모는 500계약에 그쳤다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날 급락은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매도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감보다는 폭등 이후 조정심리가 큰 상황에서 연기금 등의 환매요청에 따른 기관의 매도가 빚어내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특히 투신의 경우 선물시장에서 오전중 무려 5,000계약 이상까지 순매도 늘리면서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장중 시장베이시스 콘탱고를 이용한 매수차익·비차익 거래와 함께 연일 비차익 매도를 급증시키고 있는 것이다. 연기금이나 새마을금고 등의 연말을 앞둔 환매 요청은 앞으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기관 매도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680선을 넘지 못하고 되밀린 상황에서 전고점 돌파력이 집결될 때까지 심리가 분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매수차익잔고가 9,000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시장베이시스 변동성에 따른 장중 출렁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 외국인 매수우위, 만기정산전략은 유지될 듯 = 그러나 외국인의 과연 매수위주의 매매플레이를 변경할 것인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기본적으로 10월 이후 장세는 외국인이 주도한 수급장세였다. 지난 9월 11일 미국 테러 직후 급락에서 외국인이 돈으로 시장을 들어올렸다는 데 이견이 따르지 않는다. 현재의 상황에서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2조원 이상, 선물시장에서 누적순매수 포지션이 거의 2만5,000계약에 달하는 상황이다. 현선물 모두 롱(주식매수)포지션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12월 선물옵션 만기일인 둘째주 목요일인 14일까지 잔존만기가 무려 16일이나 남아있다. 외국인이 과연 롱포지션을 순매수포지션을 뒤집을 수 있을까? 사고싶어하는 개인도 있으나 기관에 대한 환매와 매도가 지속되는 여건을 고려한다면 외국인 매도는 바로 현선물주가의 급락으로 이어진다. 이날 폭락세는 외국인에 이런 사태가 있을 수 있음을 환기시키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이 미국과 외국인에 과민반응하고 있고 특히 매도할 때의 과민반응은 더욱 크다는 점이 그것이다. 따라서 외국인의 전략이 부분적인 차익실현이 예상되지만 기본적인 전략은 크게 수정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거친말이지만 '자해행위'를 하거나 속된 말로 '다된 밥에 코를 빠뜨리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현물전략은 매수-보유(buy & hold)이며 선물전략은 매수를 통해 시장상승기조를 유지하면서 12월 만기에서 이익을 최대화한다는 것으로 요약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지표가 다시 시장에 부상한 시점이고 11월말과 12월초면 국내에서도 경기와 수출 관련 지표가 집중되기 때문에 최대한 악재를 회피하는 관점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11월말로 들어서면서 시장에 출렁거림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선물시장에서 백워데이션은 현물시장에 매물폭격을 양산할 수 있는 조건을 준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선택이 주목된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