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이 하한가를 포함한 약세국면을 닷새만에 탈피했다. 전날 17개월만에 하한가를 맞고 옵션 관련 손실이 장을 어둡게 한 가운데 현물 급락에 따른 이상 콘탱고를 시정하는 투신의 매도차익 연계 매수세로 가까스로 반등세를 유지했다. 9월물 선물옵션 만기일까지 겹쳐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증권의 대량 매도 공세가 이어져 반등폭이 현물에 따르지 못했다. 그러나 전날 사상 최대의 하락률이 과도했던 것으로 인식되고 유럽 등 금융시장이 급속도로 안정세를 찾아가자 현물시장에서 투매공포에서 벗어난 개인들이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외국인 매수세도 유지된 것이 선물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줬다. 특히 정부가 미국의 테러사태로 경기회복이 지연될 것임을 우려, 재정과 금융 확대정책을 골간으로 하는 제 3단계 대안을 구상하고,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이 금리인하 등 금융완화정책을 가져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도 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13일 코스피선물 9월물은 전날보다 0.60포인트, 1.00% 오른 60.70으로 마감, 지난 6일 이래 닷새만에 올랐다. 장중 증권 매도가 급증하며 59.80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외국인과 개인, 투신의 매수가 유지되며 상승세가 유지됐다. 외국인과 개인은 장후반 순매도로 전환, 560계약과 1,580계약을 각각 순매도했으나 투신은 매도차익거래를 지속하며 8,400계약의 대량 순매수를 기록했다. 증권은 6,120계약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시장베이시스는 전날 종가 1.51의 콘탱고로 시작한 이래 곧바로 백워데이션으로 전환하며 매도차익거래를 유발, 만기일 대량의 프로그램 매도가 출회됐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는 차익 1,711억원, 비차익 1,809억원 등 3,520억원에 달했으며, 매수는 차익 647억원, 비차익 650억원 등 1,297억원을 기록했다. 시장베이시스느 마이너스 0.88의 백워데이션을 보이며 마감했다. 종합지수는 운수창고를 제외한 전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삼성전자, SK텔레콤, 국민은행 등 지수관련 대형주가 큰 폭으로 오름세를 보이는 등 620여개 종목이 상승, 전날보다 5% 가까이 급등한 499.25로 마감했다. 그러나 이날 주가 반등에도 아직 미국 사태의 영향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아직 미국 금융시장의 중단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이번 사태가 실물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정경제부 권오규 차관보는 이날 오후 "세계경제가 4/4분기부터 회복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으나 이번 사태로 내년 이후로 회복시기가 지연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4/4분기중 5%대의 성장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경기회복이 지연될 것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테러 쇼크가 몰고올 경제적 파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테러 사태로 주가 약세에다 소비·투자심리가 위축, 미국의 하반기 성장률이 0.4%대로 떨어지고 내년 상반기까지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경제는 수출 감소와 유가상승에 따른 수입증가 등으로 하반기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성장률이 1.7%대로 상반기보다 낮아지고 연간 성장률도 2.4%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미국이 보복 수위를 높여 중동에서 전쟁이 유발되는 등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세계경제가 동반침체에 빠지는 가운데 국내 경제는 하반기 성장률이 0.1%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의 배동일 연구원은 "미국 사태에 따른 투매 폭락 뒤 반발매로 상승하며 공포심을 벗어나긴 했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사태가 완전히 수습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만기일 이후 시장여건을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