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이 주가 발목을 잡았다. 최근 상승을 주도했던 통신 및 은행 관련주 대부분이 차익 매물에 밀리며 하락 반전, 시세 연속성을 잃었다. 메릴린치 보고서와 인텔의 낙관적 전망으로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가 그나마 상승세를 유지, 지수에 버팀목을 댔다. 그러나 기대만 있을 뿐 반도체 경기를 가리키는 실물 지표는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어 상승폭은 제한적이다. 또한 외국인 사이에 현 가격 수준과 향후 전망에 대한 이견이 노출되면서 반도체, 은행주 등에 대한 매매 공방이 벌어지고 있어 추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김인수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급등을 주도했던 외국인 사이에서도 현 주가 수준에 대한 이견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며 "반도체, 은행주 등 주도주가 상승 탄력을 잃으면서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이어 "그러나 이미 태평양, 신세계 등 업종대표주 등으로 시장 중심축이 다원화되고 있어 조정폭은 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일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11시 34분 현재 565.73으로 전날보다 1.73포인트, 0.30%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07포인트, 0.10% 하락한 70.65를 가리키고 있다. 하이닉스 거래량이 줄어든데다 주말을 앞둔 관망세로 거래량이 전날보다 감소했다. 거래소에서는 1억5,403만주, 6,284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고 코스닥에서는 1억8,922주, 6,720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지수선물 9월물은 외국인 매도세로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날보다 0.20포인트, 0.29% 내린 69.85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0.28로 백워데이션 상태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를 앞지르고 있다. 매도는 차익 230억원, 비차익 136억원 등 모두 367억원으로 54억원에 그친 매수를 압도했다.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82억원 매수 우위로 사흘째 순매수다. 기관은 프로그램 매도에 따라 순매수에서 매도 우위로 전환했다. 110억원 순매도. 개인은 120억원 순매도하며 엿새째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메릴린치의 반도체주 투자등급 상향 조정 호재에 이어 독일 반도체업체인 인피니온이 D램사업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으로 전날 하락세를 끊고 상승 반전, 20만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아남반도체, 미래산업 등 다른 반도체주 대부분이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하이닉스는 5,500만주 가까이 대량 거래되며 강보합권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포항제철을 제외한 다른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대부분 하락 반전하거나 낙폭을 키우고 있다. 이날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는 SK텔레콤을 비롯해 한국통신 등 대형통신주가 1~2% 하락, 지수에 부담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 내림세도 여전하다. 현대차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하락 전환했고 외국인 매수세를 받으며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던 태평양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현대차와 함께 하락세로 돌아섰던 기아차는 다시 강보합권에 올라섰다. 전날 시세를 주도했던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은 영란은행의 전격적인 금리인하 소식에도 불구,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2% 이상 하락했다. 이에 따라 전날 연중 고점을 경신했던 금융업종 지수는 약보합권으로 내려섰다. 통신, 종합금융, 은행 등이 하락폭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운수창고, 보험, 전기전자 등이 힘겹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승 종목이 317개로 줄어든 반면 하락 종목은 432개로 크게 늘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대형통신주가 모두 하락 반전한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내림세가 확산되고 있다. 다음이 오름세로 돌아선 반면,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는 약보합권에 머무는 등 인터넷 관련주 사이에 등락이 엇갈리고 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