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증시가 한걸음에 560선을 탈환하자 추세 반전과 대세 상승론이 등장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선데다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에도 끄덕없이 버텨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선 것도 고무적이다. 그러나 상당수 증권전문가들은 이날 증시 급등만으로는 추세 전환이나 대세 상승의 신호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570~580선까지 줄달음칠 수는 있겠지만 600선 점령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분석하고 있다. ◇ 주역은 외국인 =이날 증시를 줄달음질치게 만든 일등공신은 2천3백63억원 어치를 사들인 외국인이다. 지난 5월22일(3천18억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삼성전자 SK텔레콤 국민은행 등 시가총액 상위의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수 배경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도 감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7월 수출이 월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67년 이후 최악인 20.0%의 감소율을 보이며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는 발표가 나온 터라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팀장은 "미국의 경제지표 호전 등 지수 상승의 모멘텀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외국인의 강한 순매수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하다"면서 "일단 저항선인 540∼550선을 강하게 돌파한 만큼 580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추세 전환은 일러 =전문가들은 상승탄력이 붙은 주가가 여세를 몰아 580선까지는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단기간에 600선을 돌파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이날 지수 급등의 의미는 지난달 기록한 510선의 저점이 하반기 저점일 가능성을 높였다는 데서 찾아야 한다"면서 "아직 대세 상승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악재가 대부분 반영된 만큼 새로운 모멘텀만 있으면 언제든지 급반등세를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했다"면서 "잠재 매수세가 현실적인 매수세로 전환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점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투자전략 =추격 매수는 자제하되 외국인이 주로 많이 사는 낙폭과대 업종대표주와 금리 하락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금융주 등을 매수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했다. 황 팀장은 "아직 뚜렷한 시장 전환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 만큼 앞으로 발표될 미국의 주요 경기지표 등을 좀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이 많이 사는 업종대표주나 금리 하락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주 건설주 등에 투자할 만하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삼성전자 SK텔레콤 등 업종대표중 낙폭과대주와 증권주 위주로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 이사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접근하되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포항제철과 현대자동차보다는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한국전력 등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