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롬기술은 언제까지 추락할 것인가.

"벤처드림"의 상징이자 인터넷주식의 간판으로 통했던 새롬기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2월18일 30만8천원(액면가 5백원)을 기록한 이후 내림세로 기울어 22일에는 1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종가는 9천6백원.무상증자 권리락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하락폭이 90%를 넘는다.

게다가 삼성증권 ING베어링증권 등 국내외 증권회사들이 잇달아 매도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현재로선 반등도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ING베어링은 새롬기술의 12개월 적정주가를 4천원으로 평가해 충격을 던졌다.

새롬기술은 인터넷주식에 대한 거품논란이 일어나면서 하락세로 기울기 시작했다.

나스닥의 인터넷주식을 폭락으로 몰고간 거품논쟁은 태평양을 건너와 새롬기술에도 직격탄을 퍼부었다.

간간이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실적이 거품논쟁에서 벗어나지못하게 발목을 잡았다.

이 회사는 올들어 매분기 영업적자를 냈다.

상반기까지는 그나마 금융수입으로 영업적자를 채워 순익에서 흑자를 냈으나 3·4분기에는 순익마저 적자로 돌아섰다.

ING베어링은 지난 21일자 투자보고서에서 새롬기술에 대해 "장기적으로 사업모델의 생존여부가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하향조정하며 12개월 적정주가로 4천원을 제시했다.

이는 새롬의 장부상가치(청산가치) 1만1천74원보다 64% 낮은 수준이다.

ING베어링의 보고서를 작성한 더글러스 김이 지난 1월초 새롬기술에 대한 최초보고서에서 12개월간의 적정주가를 22만5천원으로 평가,적극 매수를 추전한 적이 있는 애널리스트라는 점에서 신뢰성이 의문시되기는 하다.

하지만 더글러스 김은 "다이얼패드에 대한 사업전망이 낙관적이었던 올초에 비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다이얼패드의 사용자수가 조금씩 늘고 있지만 매출은 제자리걸음"이라며 "이는 다이얼패드가 당초 기대와는 달리 광고를 통해서는 수익을 낼 수 없는 모델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ING베어링은 새롬기술이 3·4분기동안 다이얼패드를 통해 한국에서 3억6천만원,미국에서 1백28만달러의 광고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했다.

ING베어링은 네띠앙 한솔월드폰 등의 흡수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내증권들의 시각도 우호적이지않다.

삼성증권이 매도의견을 제시하고 LG증권은 3·4분기 이후 실적을 비교적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만 투자의견은 ''보유''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물론 새롬기술은 국내외 증권사들의 평가에 대해 말도 안된다며 펄쩍 뛴다.

특히 ING베어링의 보고서에 대해 새롬기술 관계자는 "인터넷회사를 현재의 실적만 가지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며 "일개 애널리스트가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대우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미국의 다이얼패드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새롬의 적정주가는 극명하게 엇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차세대통신기술로서 다이얼패드의 기대감이 깨진 지금에는 온라인 광고에 의한 월간고정비 상쇄를 얼마나 빠르게 달성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는 빈약한 수익모델과 매출부진 등으로 새롬의 전망이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풍부한 자금을 보유해 벤처기업 인수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을 여지가 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주현.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