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간판을 단 상장주식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현대건설의 유동성위기와 자동차소그룹의 계열분리 등을 거치면서 주가도 ''제갈길''을 찾아 나서고 있다.

현재까진 ''MK쪽 쾌청,MH쪽 흐림''이다.

MK쪽은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강관 인천제철 현대모비스 삼표제작소 등 현대차 소그룹이다.

MH쪽은 건설 상선 엘리베이터 증권 종합상사 미포조선 울산종합금융 고려산업개발 등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대주주인 상장사들이다.

정몽준(MJ) 의원이 대주주인 현대중공업도 내년 계열분리를 앞두고 제 색깔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 계열사간 주가 차별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국인 반응=지난 4월27일 현대건설에 1차 유동성 위기가 찾아왔다.

이때부터 현대그룹주는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최대 매수주체인 외국인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9일 증권거래소가 현대그룹의 유동성문제가 제기된 지난 4월27일부터 이달 8일까지 현대그룹 주식에 대한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조사한 결과 현대그룹의 분리가 이뤄진 지난 9월1일 이후 외국인들은 현대그룹(MH)계열주식을 매도한 반면 현대차(MK)그룹 주식은 지속적으로 매수했다.

외국인은 그룹분리전인 지난 4월27일부터 8월31일사이 현대전자 등 계열주식 2조1천3백6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으나 분리후에는 현대그룹계열 주식 2천9백33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지난 9월1일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현대차그룹의 주식은 2천1백2억원 어치나 순매수했다.

◆소그룹간 명암=MH쪽 계열사에는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다.

당장 현대건설이 ''발등의 불''을 안고 있다.

비록 빚은 많지만 영업이 호조를 보였던 현대전자도 반도체값 하락으로 당장 손익분기점이 위협받고 있다.

반면 MK가 이끄는 자동차 소그룹은 휘파람을 불고 있다.

계열분리로 그룹 리스크가 없어진데다 현대건설 지원불가를 천명,투자자들의 신뢰를 듬뿍 얻어가고 있다.

자동차 수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데다 대우자동차의 부도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

이와 함께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와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상향조정했다.

현대차가 이날 시가총액 7위로 올라선 것도 이런 호재와 무관치 않다.

MH 계열사들의 주가는 지난 4월이후 평균 41% 하락했다.

그러나 MK 계열사들의 주가는 평균 57.38%나 급등했다.

◆급류 탄 주가 차별화=전문가들은 현대주가가 철저히 ''각개전투''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계열사를 서로 묶어놓던 끈이 끊어지고 있다"며 "출자관계가 자연스럽게 해소되면서 재무리스크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또 "그룹간 내부거래 의존도가 줄어들어 기업의 자생력도 높아질 것"이라며 "이과정에서 현대그룹사간 주가차별화는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