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의 침체로 벤처기업 등이 임직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stock option:주식매입선택권)의 80% 이상이 ''깡통''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스톡옵션 행사가격을 크게 밑돌아 권리를 행사해 주식을 받아봐야 손해나는게 대부분이라는 것.

이에 따라 벤처업계에선 스톡옵션을 포기하고 안정적인 연봉을 쫓아 직장을 옮기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일 코스닥증권시장(주)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74개 코스닥기업이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키로 하고 행사가격을 확정했다.

하지만 이날 현재 주가가 행사가격을 웃도는 기업은 영실업 와이티씨텔레콤 등 5개사에 불과하다.

나머지 69개 기업의 스톡옵션은 주가가 행사가격을 밑돌고 있다.

유무상 증자에 따른 가격조정을 감안해도 올해 새로 부여된 스톡옵션의 80% 이상은 현재 전혀 실익이 없는 휴지조각에 불과하다는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실례로 한글과컴퓨터는 2만1천7백47원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으나 주가가 1만원대로 떨어져 스톡옵션이 무의미한 상태다.

CJ39쇼핑 역시 주가가 4만원대로 스톡옵션 행사가격 6만7천원을 밑돌고 있다.

이에 따라 벤처업계에선 임직원들이 스톡옵션을 포기하고 당장 고액연봉을 주는 회사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5월이후 3개월 동안 임직원들이 퇴사해 스톡옵션을 취소했다고 코스닥시장에 공시한 기업만도 24개사에 달한다.

벤처기업인 Y사에서 받은 스톡옵션 5만주를 포기하고 최근 다른 기업으로 옮긴 K씨는 "당시에는 스톡옵션에 집착해 낮은 연봉을 감수했으나 최근 회사를 옮기면서 주식 대신 연봉을 높여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