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 연준리(FRB) 의장은 그동안 끊임없이 미 증시붕괴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올들어 공식석상에서만 벌써 7차례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증시불안 위험을 경고, 주가폭락을 경계해 왔다.

월가에서는 최근 미 주가의 폭락사태가 "그린스펀 효과"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되살아난 인플레 망령으로 미 연준리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린스펀 의장의 영향력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 미 증시기조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회적으로 경고한 그의 발언은 세계증시에 메가톤급 폭풍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증시가 끝난뒤에 나와 "피의 금요일"을 기록했던 이날 시장에는 즉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인간의 속성은 불확실성에 직면할 경우 거기서 빠져 나가려는 정상적인 자위반응을 보인다"면서 "이는 금융시장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투자심리를 더욱 냉각시키는 발언이다.

그린스펀 의장이 미 증시를 향해 포문을 열기 시작한 것은 지난 96년말.

그는 당시 미 증시를 "비정상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고 경고한 이래 수차례에 걸쳐 증시과열을 경고했다.

작년에도 증시 때리기를 그치지 않았다.

올들어서는 발언강도를 한층 높였다.

지난 1월 14일 올해 첫 공식 연설자리였던 뉴욕 이코노믹 클럽에서는 "미 경제는 도취적이고 투기적인 거품상태"라고 경고했다.

나흘뒤 통화감독청 회의 연설에서는 "최근의 주가상승은 투자자와 대출자 모두에게 위험을 높여 주고 있다"며 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게다가 지난 2월말 두차례의 의회 증언에서도 금리인상을 강력하게 시사, 증시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박영태 기자 pyt@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