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은 증권거래소를 제치고 증권시장의 중심축으로 완전히 자리를 굳힐
것인가"

코스닥열풍이 불고 있다.

이에 밀려 증권거래소 시장은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14일 현상이 단적이다.

코스닥거래대금은 6조4천2백10억원에 달했다.

거래소 시장의 거래대금 3조4천9백52억원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뿐만 아니다.

코스닥시장의 거래량도 거래소시장과 거의 맞먹는 규모로 많아졌다.

코스닥시장의 싯가총액이 거래소시장의 3분의 1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코스닥 열풍"이 실감나지 않을 수 없다.

관심은 과연 이런 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여부다.

지난 1월 경험했듯이 코스닥지수가 반토막나며 "일장춘몽"으로 그칠 것인지,
아니면 상당기간 "코스닥 우위현상"이 지속돼 대세로 굳어질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현재의 코스닥 거래대금과 거래량만 보면 분명 "과열"
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기술적 지표로만 설명하기 힘든게 최근 코스닥시장인 만큼
거래대금이나 거래량이 쉽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로 코스닥 우위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연일 계속되는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방안 발표, 92년 증시개방을 방불케
하는 외국인들의 코스닥 순매수공세, 그에 따른 기관들의 자금이동, 대우채
에서 빠져 나온 개인들의 환매자금 이동추이를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정책이 계속된다 =최근 정부의 "벤처드라이브"는
"코스닥 러시"를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국민벤처펀드 조성" "자유로운 벤처기업 활동 보장" 등 코스닥
열풍을 부추기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정부가 "386기업"을 경제의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정책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즉 젊고 도덕적이며 선진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벤처기업가를 경제의 중심축
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라는 것이다.

이는 정치권에서 빚어지고 있는 "386세대"를 중심으로한 "젊은피 수혈"
논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강성모 동원증권 시황팀장은 "정책과 사회환경 변화가 코스닥열기를
부추기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수 밖에 없을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 외국인 매수열풍이 지속된다 =최근 코스닥열풍을 촉발시킨 기폭제는
뭐니뭐니 해도 외국인이다.

외국인들은 이날까지 연 20일째 코스닥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의 "바이 코스닥(Buy Kosdaq)" 열풍은 지난 92년 증시개방을
연상시킬 정도다.

실제 작년 한햇동안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코스닥종목은 1천9백4억원에
불과했다.

올들어서는 이날까지 8천8백4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에따라 코스닥 싯가총액에서 차지하는 외국인 비중도 작년말 7.5%에서
10%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윤삼위 LG증권 조사역은 "지난 92년 증시가 개방됐을때 외국인들은 블루칩
위주로 주식을 편입했다"며 "외국인들이 사실상 올부터 코스닥주식을 매집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순매수 기조는 더욱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외국인들이 거래소시장처럼 코스닥시장에서도 보유비중을 20%
가량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추가매수여력은 최소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기도 하다.

<> 거래소의 "사자세력"이 없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상당수는 이미 코스닥
으로 전환했다.

코스닥도 성에 차지 않아 "프리 코스닥"을 찾아 나서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대에서 번번이 무너지다보니 "네자릿수대 콤플렉스"
마저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따라 개인투자자들이 거래소에서 등을 돌리고 있다.

이는 대우채 펀드에서 빠져 나온 자금중 상당액이 코스닥시장으로 빨려
들어가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투신사 등 국내 기관투자가의 코스닥 열기도 점증하고 있다.

투신사들은 이달들어 이날까지 거래소시장에서 7천9백6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선 9천9백97억원어치를 사고 7천1백71억원어치를 팔아
2천8백26억원을 순매수했다.

투신사들마저 코스닥시장에 입성하고 있는 셈이다.

<> 코스닥 거래대금은 분명 과열이다 =그렇지만 코스닥의 일방우위현상이
언제까지 지속될수는 없다.

실제 전체적인 거래대금도 그렇지만 개별 종목의 거래량도 과열사인을
보내고 있다.

이날 새롬기술은 3백40만주나 거래돼 발행주식(1천3백31만주)의 25%에
달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발행주식(6백만주)의 21%인 1백25만주가 거래됐다.

발행주식의 20% 이상만 거래되면 과열로 해석된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현재의 코스닥열풍은 다소 과열돼 있다고 해석한다.

이런 열기는 어느 순간에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정부의 의지, 투자주체의 매수열기, 세계적 조류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상당기간 코스닥 우위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