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전 4승 10패.

새해 증시의 초라한 성적표다.

올들어 14번 장이 섰으나 주가가 오른 날은 고작 4일 밖에 안된다.

싸움도 자꾸 지다보면 나중에는 싸우기도 전에 주눅이 들고 만다.

얼마나 심리상태가 취약해 졌으면 이제는 미국의 성장주가 활개를 쳐도
약발이 먹혀들지 않는다.

경제가 특별히 나빠지는 조짐이 없는데도 증시가 고개를 들지 못하는 것은
역시 마음에 병이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 심리전의 단계에선 다른 시장참가자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수읽기에만 골몰할뿐 다른 여건을 살피려하지 않는다.

마음의 병은 세월이 약이다.

심리상태가 아무리 허약해져도 기업의 내용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 허정구기자 huhu@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