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기업인수 및 합병)가 올해 증시의 중요 테마가 될 것이란 점은 국내
에서도 이미 입증됐다.

지난해말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로 양사 주가는 물론 IMT-2000 관련주
가 바람을 일으켰던게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M&A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 인터넷분야의 M&A는 봇물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업종의 특성 자체가 M&A를 요구한다.

"인터넷사업에서는 과점체제는 성립하지 않는다. 독점만이 있을 뿐이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전병서 전문위원)

수확체감이 아니라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산업특성상 "죽기 아니면
살기"가 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1등을 하기 위한 업체간 M&A는 안일어날 수 없다는 결론이다.

국내에서도 M&A 전쟁은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을 인수에 대항하는 한솔PCS 등 PCS 3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당장 연합전선을 그릴 것이라는 소문이 강하게 나돈다.

또 모업체가 이동통신사업체인 H사를 인수한다더라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이뿐 아니다.

기업간 제휴도 본격화됐다.

하나로통신과 새롬기술이 손을 잡은게 대표적이다.

두 회사는 올초부터 무료전화서비스를 개시했다.

"인터넷이나 정보통신업체중 상당수가 제휴나 합병을 물밑에서 논의하고
있을 것"(대우증권 전 위원)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M&A가 증시의 테마로 부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M&A 패턴이 미국등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띨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등은 AOL이나 타임워너처럼 대형업체간 합병도 나타나지만 소규모
업체끼리 통합도 활발한 편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대형업체가 소규모업체를 흡수하는 수직적 통합이 더
많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처럼 십여년동안 인터넷사업이 성장해 온게 아니라 요근래 갑자기
부상한 탓에 기술력만 있는 반쪽짜리 업체만 폭증하고 있다는 것.

소규모 업체로선 빠른 산업발전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대형업체로의
편입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대형업체의 입장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손쉽게 거둬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피할 까닭이 없다.

이같은 관점에서 보면 분야별 선두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게 전문가들
의 지적이다.

M&A는 실력이 있는 업체를 인수하는게 기본 원칙이라는 점에서다.

따라서 M&A 테마주가 본격 부상할 경우 분야별 선두업체는 주목을 받는
반면 쳐지는 종목들은 더욱 빛을 잃는 형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한 증권전문가는 "한국에서 거대 M&A를 일으킬 수 있을 만큼 자금력이
있는 업체는 사실상 몇 안된다"며 "이같은 관점에서 볼 때 한국통신이나
SK텔레콤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통신은 국내 최대의 기간통신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은
이동통신분야의 시장점유율이 60%나 된다는 측면에서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가 다양한 콘텐츠업체를 인수하거나 제휴할 경우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

M&A라는 대형 테마가 한국증시의 판도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주목된다.

< 조주현 기자 fores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