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신청함에 따라 향후 증시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구제금융 신청은 주식시장에 단기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누그러짐에 따라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공세가
다소 완화되겠지만 IMF의 개입으로 일시적으로 금리가 급등하고 기업부도가
늘어나게 되는 등 악영향이 더 클 것"(한진투자증권 유인채 부사장)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멕시코의 경우처럼 조속한 구조조정에 성공한다면 외국인
투자자 자금의 재유입으로 상승국면에 진입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외국사례 =95년 3월 IMF의 지원을 받은 멕시코는 그해 마이너스 6.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이듬해에는 5% 성장을 했다.

올해는 4.5~5%의 성장이 예상된다.

주식시장은 IMF의 지원결정이후 3개월만에 주가지수인 IPC 지수가 35%나
폭락했다.

그러나 IMF의 지도하에 경제안정화대책과 경제회생방안이 시행되면서 주가는
저점대비 3배이상 오르는 대상승세를 보였다.

환율안정으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다시 유입됐고 미국도 NAFTA(북미자유
무역협정)를 통해 경제지원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과 10월에 각각 IMF의 지원이 시작된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통화위기가 겹치면서 여전히 주가하락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주식시장 단기영향 =IMF는 물가안정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재정과
통화에 대한 긴축정책을 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금리의 급등이 예상되며 주가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시장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돼 IMF 지원성사를 기대해왔던 외국인의
매도규모가 다소 줄어들겠지만 "이들의 투자재개시점은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이후가 될 것"(동아증권 김영종 사장)이기 때문이다.

<> 주식시장 장기영향 =협상과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성장률 둔화와
긴축정책 실시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IMF의 지원을 받게 되면 협조융자협약 부도유예방지협약 등이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 한계기업정리와 한계기업의 도산, 금융기관간 통폐합 등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다.

대우경제연구소 한상춘 연구위원은 "구조조정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정책에
대한 불신감이 사라지면 주식시장은 안정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 유망종목 및 투자전략 =수출비중이 높은 조선 철강 화섬 등이 수혜종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딩뱅크를 중심으로 한 일부 금융주들의 테마 부각도 예상된다.

또 낙폭이 컸던 우량종목들도 선별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한계기업의 무더기 도산이 예상되므로 재무위험이 적은 종목에 투자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 백광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