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바닥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쉽게 빠져드는 함정은 예상이
맞았을때 또 한번 자신의 비관적인 예상을 연장하는 버릇이다.

이는 강세장에서 예상이 맞아 높은 투자수익을 실현한 시점에서 다시 한번
낙관적인 전망을 연장함으로써 벌어들인 것을 결국은 다시 토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오판을 가져오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너무 정확하게 맞추려고 하는
욕심에 있다.

강세장에서 남은 떡이 한없이 커 보이고, 약세장에서는 남은 아픔이 죽음
보다 크게 보이는 소시민적인 마음이 결국 대세를 그르치는 요인이다.

최근 주식시장은 심리적인 위험과 합리적인 위험을 분별하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지금 주식을 사서 손해볼 확률은 객관적으로 높지 않지만 그 손해가 왠지
커보이고 자신의 위신과 관계되는 것 같은 심리적 상태에 있는 것, 그것이
바로 대세 바닥국면의 전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