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한치앞을 내다볼수없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있다.

가뜩이나 수급여건이 악화된 상태에서 우성그룹의 연쇄부도라는
직격탄으로 증시는 자생력을 잃은 상태다.

투자자들도 정부의 증시안정대책을 목이 타게 기다리다 지쳐있는
모습이다.

주가예측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발길을 붙을어 맬 증시안정조치가
잇따르지 않는다면 "증시공황"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을것으로
우려하고있다.

이번주에도 정부의 증시안정의지가 가시화되지 않는한 종합주가지수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대우증권 류근성투자정보부장은 "정부의 매도자제요청에도 불구하고
기관들이 19일 1백68억원의 순매도를 보인것은 매수여력이 없는
실정이라는 증거"라며 "시장을 이끌만한 투자주체가 없어 바닥을
확인한 징후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새해들어 지난19일까지 일반투자가들은 부양책지연에따른
실망매물을 던져 4백22억원의 순매도를 보였고 기관들도 2백71억원을
순매도했다.

동서증권 송태승투자분석부장도 "우성건설의 부도가 하락장에 촉매역할을
했다"며 "정부의 증시안정조치가 없다면 기술적으로는 이번주중
종합주가지수81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수급측면에서도 이번주 상황은 비관적이다.

오는22,23일로 잡혀있는 주택은행공모주청약에 약3천억원의 자금이
몰릴것으로 보이기때문이다.

쌍용투자증권 홍성태투자분석부장은 "공개규모가 2천6백40억원이지만
청약경쟁율을 10대1로 잡아도 청약증거금이 청약금액의 10%이므로
최소한2천6백억여원의 자금이 주택은행청약으로 빠질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이번주에는 채권발행물량이 6천5백억여원인데다 월말 부가세납부등
자금수요가 만만치 않은게 사실이다.

특히 지난18일 신용융자잔고가 2조6백19억원으로 고객예탁금(2조4백80억원
)수준을 다시 웃돌고 있어 시장의 체력은 더욱 허약해질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일부증권사들이 신용융자기간을 3개월에서 5개월로 연장한 물량도
이달말까지 물량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한가닥 실낱같은 희망이 없는것은 아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올해들어 거래량이 늘어 25일.75일거래량이동평균선의
골든크로스발생이 임박해있다.

25일.75일거래량골든크로스로 주가가 저점을 형성하고 조만간 반등할것이라
는 기대는 해볼수있다.

또 정부가 외국인주식투자한도확대 시가배당제실시 증권거래세인하
공급물량조절등 증시안정대책을 내놓는다면 시장상황이 호전될것이라는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하다.

투자전략 전문가들은 당분간 위험회피차원에서 보수적인 투자전략에
임할것을 권하고 있다.

개별재료를 갖고 있는 중소형주 중심의 장세가 펼쳐지겠지만 대부분
작전성종목으로 일반인들이 매수에 가담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한신경제연구소이충식경제조사실은 "당분간 추격매도를 자제하면서
투자포인트를 성장성보다는 안정성에 둬야할것"이라며 "자산가치와
수익가치가 좋은 종목들이 매수대상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