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우량주(블루칩)들에게는 올해가 유난히 악재가 많았던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힘든 한해를 보낸 핵심우량주들의 움직임에서 찾아볼 수 있는 1차적인
특징은 단단했던 주가흐름의 공조현상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94년만해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철 한전등 대형우량주들이 장세를
이끌면서 1천포인트 고지를 넘어서는데 동조자 역할을 했던 반면 올해는
각개약진속에 각개격파당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만 올해 큰 순이익증가 예상에 힘입어 한햇동안 상대적으로
지속적인 강세를 보였을 뿐 나머지 종목들은 이전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는 경기가 서서히 꺾이면서 업종별 주가차별화가 그만큼 진행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도 이들 종목은 기관투자가들의 비중이 높아지는 기관화장세의 진전에
따라 장세를 이끈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음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7-9월께 은행 증권등 대중주들이 강세를 띠면서 장세를 주도했던
경우를 제외하면 올해 내내 강한 시장주도력을 발휘했다.

싯가비중이 높은 이들 종목의 주가움직임에 따라 전체증시가 출렁거리는
것은 당연한일이다.

더욱이 기관투자가들도 이들 종목의 주가흐름에 따라 장세개입력을 늘리
거나 줄이는 투자패턴을 보여 증시전체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 핵심우량주들이 보인 두번째 특징은 경기논쟁에 민감히 반응하면서
업종, 종목별간 심한 주가등락을 보인 점을 들 수 있다.

호남석유화학등 올초 강한 오름세를 보이던 유화주들이 지난 4월 유화경기
가 꺾일 것이라는 일본계증권사의 보고서에 직격탄을 맞아 주가가 급락했다.

뒤이어 삼성전자도 10월께 반도체경기 논쟁이 불붙으면서 급락했고 포철과
현대자동차 역시 경기정점이 지났다는 분석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비경기관련주로 평가되는 한전 한국이동통신등은 그동안의 조정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이동통신은 연초 40만원대에서 출발해 한때 35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이동전화의 꾸준한 증가세로 수익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성장내수주로 부각되면서 현재 최고가주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한전 역시 성장성이 유망한 종목으로 평가되며 강세를 띠고 있다.

결국 경기논쟁에 따라 핵심우량주들의 주가움직임도 경기관련주와 내수
성장주간 차별화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또 하나 지적할 수 있는 특징이 보험주의 강세다.

동부화재와 삼성화재를 선두로 한 보험주는 지난 6월과 9월, 11월등 3단계
에 걸쳐 높은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시장흐름을 이끌었다.

12월5일까지 올해 주가상승률 상위10종목에 보험주가 7개나 들어있는 것이
이같은 주가상승세를 반영한다.

자동차 보험요율인상과 사고율의 감소등으로 실적호전이 예상되면서
삼성화재의 경우 이달에 40만원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대부분 증권전문가들은 96년도에는 경기둔화에 따라 내수위주의 비경기
관련주가 강세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연말 핵심우량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바닥권을 다진데다 내년도
주가지수선물시장 개설, 외국인투자한도 확대, 증권사의 투신사 진출,
기관화장세 진전등에 따라 기관선호종목인 이들 종목이 여전히 시장주도주
로써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김준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