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파문에 시달려온 9일 주식시장이 후장초 종합주가지수가
전일대비 16.73포인트(964.11)까지 폭락하게된 배경은 무엇일까.

증권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비자금증시의 버팀목역할을 해온 삼성전자
5개종목의 동반하한가 행진및 이에 영향을 받은 LG전자우선주 삼성전관.
삼성전기우선주등 핵심블루칩이 가격제한폭까지 밀린 것을 손꼽고 있다.

최근 반도체경기 정점 논쟁속에 미국 메릴린치사가 지난 7일자 반도체업계
전망자료에서 미컴퓨터 업계가 반도체 주문량을 줄이고 있는등 반도체 시장
의 수급 불균형으로 D램및 S램 반도체값이 상당한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해 외국인등 기관투자자들이 하한가 매도주문을 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전일 증시에서 외국계 J증권이 삼성전자 2만주를 매도, 외국인투자자
의 팔자공세가 당분간 유지되어 삼성전자 주가도 유화주 폭락을 불렀던
"다이와리포트의"의 재판이 될수 있다는 우려감이 국내 기관펀드 매니저들
에게도 부담스럽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우기 삼성전자가 최근 해외 자본시장에서 1억5천만달러 규모의 주식예탁
증서를 발행하면서 장외시장프리미엄이 사라지는등 삼성전자의 희귀성이
희석됐다는 생각하고 있던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이를 계기로 펀드내
삼성전자의 편입 비율을 낮추키로 결정한 것도 주효했던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용융자 잔고와 미수급 합계가 고객예탁금을 크게 웃도는 등
수급불균형 현상이 당분간 역전될 가능성이 없다는 우려가 약세장을 야기한
또다른 원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여기에다 김영삼대통령이 비자금 정국 타개를 위해 특유의 정면돌파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노태우전대통령및 4개 그룹회장의 구속설과 4대
그룹회장 사법처리설마저 나도는 장외 악재까지 겹쳐 일반 투자자들이
투매현상을 보인 것으로 정리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하락 사태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책임연구원은 "외국인들의 동향에 민감한 국내 증시
속성상 당분간 삼성전자의 약세가 우려된다"면서도 <>대규모 감가상각에
따른 가격경쟁력 확보 <>향후 수요가 증대할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의 기술
우위등을 근거로 "미반도체업계 주가하락 <>삼성전자 주가하락"이란 등식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우경제연구소도 미국의 반도체 주문액과 출하액과의 비율인 BB비율이
10월중 1.10이하로 낮아질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1.18로 나타나
(미반도체협회 발표) 앞으로 6-8개월간 반도체 경기가 계속 좋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기회에 삼성전자를 저점매수해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상당수 증권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다해도
예전의 강세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인데다 전체적인 증시에너지가 극도로
취약해진 상황에서 주가조정은 길게보면 1-2주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신증권 중앙지점 김종승차장은 "시장여건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날
장기간 약세를 보여 왔던 증권주를 비롯한 트로이카주의 상승세에서
엿보이듯이 순환매속에 단기낙폭 과대 종목의 기술적인 반등은 앞으로도
재현될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승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