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즈 '없었던 일로' /사진=피네이션 제공
헤이즈 '없었던 일로' /사진=피네이션 제공
공감을 자극하는 이별송으로 대표되는 가수 헤이즈(Heize)가 여름 비와 함께 돌아왔다.

헤이즈는 30일 오후 6시 두 번째 정규앨범 '언두(Undo)'를 공개했다.

약 3년 만에 발매하는 정규앨범에 헤이즈는 시간을 키워드로 '돌아가 보고픈 그때 그 순간, 돌아갈 수 없는 그때 그 순간'에 대해 이야기한 총 10곡을 수록했다.

'이별 장인'답게 이번 타이틀곡 '없었던 일로' 역시 연인과의 결별 이후를 다룬다. 소재는 이별이지만, 이를 풀어나가는 헤이즈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그립고 아픈 정서를 덤덤한 듯 짙게 그려내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이별에 상당히 냉소적이다. 곡을 아우르는 감정은 '후련함'이다.

이별 후에 이전의 시간을 '없었던 일로' 하겠다는 다짐은 상대보다는 나에게 초점을 맞춰 아픔을 깨고 나아가겠다는 결연한 각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웃게 했던 약속들도 아쉽게
I don't care
더는 I don't care
두세 개의 단어들로 참 쉽게
끝이 날 나와 너였네
혼자만 멈춰있는 듯 외롭던 날들도
그저 나약했던 내 맘의 병이란 걸
이제 알겠어

없었던 일로

'너를 위한 난 없던 일로 하겠다'는 가사는 이별에 울고 나약해지는 기존의 고정된 이미지를 그대로 깨부순다. 이전의 시간은 불필요한, 불편한, 해로운 등의 단어로 표현됐다. 이별 후에 오히려 "아이 돈 케어"라고 말하는 당당한 화자의 메시지에서 묘한 쾌감이 느껴지는 이별송 '없었던 일로'다.

뮤직비디오에서 헤이즈는 이별한 여성을 차갑지만 단단하게 표현해냈다. 짙은 화장에 시종일관 무표정한 그녀의 얼굴에서 '없었던 일로'가 드러내고자 한 이별 감정이 극대화됐다.

슬픈 이별만 있는 게 아니다. 헤이즈가 새롭게 제시한 이별 감성이 또 한번 리스너들의 공감대를 자극할 시간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