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기 스펙트럼 확장’ 조보아 “차우인은 나와 싱크로율 10%, 90%인 캐릭터 연기하고 싶어”


그야말로 독보적 캐릭터의 완성이다.

배우 조보아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군검사 도베르만’을 통해 다시 한번 연기 변신에 성공하며 “역시! 조보아”라는 찬사를 받았다. 반짝 반짝 빛나는 눈과 예쁜 이목구비가 돋보이는 조보아를 만났다.

“잘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돼서 뿌듯해요. 인터뷰를 하면 마지막인 것 같아요. 작별 인사를 하는 시간인 것 같아 기분이 묘해요. 저에게는 모험이고 시험이었는데, 적어도 ‘다음 작품에서 좀 더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 회 볼 때 눈물이 났어요. 끝나니까 시원하다기보다 더 찍고 싶었어요. 그 정도로 애정이 컸죠.”

데뷔 11년 동안 다양한 역할을 선보였던 조보아는 ‘군검사 도베르만’를 통해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캐릭터로 또 한 번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군검사 도베르만’이 그에게 각별한 의미로 남은 것도 그래서다.

“저에게서 시크한 모습을 발견했어요. 어색하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고 신선한 느낌이었죠. 액션의 매력을 알게 됐어요. 체력적으로 힘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촬영했어요. 다른 액션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최근에 가족을 만났는데, ‘성격이 털털해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직 차우인에서 헤어 나오지 못 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군검사 도베르만’은 돈을 위해 군검사가 된 도배만(안보현 분)과 복수를 위해 군검사가 된 차우인(조보아 분)이 만나 군대 내의 검고 썩은 악을 타파하며 진짜 군검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좀 우울하고 무거운 소재를 다루긴 했지만 그 부분을 만화처럼, 활극 느낌을 제대로 살려낸 대본과 연출이 가진 힘이 크지 않았나 생각해요. 군검사라는 직업에 대해 알려진 게 없더라고요. 기사나 글도 접하기 쉽지 않았고요. 그래서 군에 관련된 내용과 법정에 대해 알아보고 합쳤어요. 법정 장면 촬영할 때 어려웠어요. 대사양도 많고, 어휘도 그렇고.”

[인터뷰] ‘연기 스펙트럼 확장’ 조보아 “차우인은 나와 싱크로율 10%, 90%인 캐릭터 연기하고 싶어”


조보아는 첫 군법정물 도전에 맞춰 숏커트 머리로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단단한 눈빛과 말투로 변신, 복수를 위해 군검사가 된 차우인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내며 ‘군검사 도베르만’ 전과 후로 평가가 나뉠 만큼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짧은 머리 스타일이 일상생활에 너무 편해요. 샴푸를 단가가 비싼 걸로 바꿨어요. 처음엔 너무 어색해서 ‘큰일났다. 망했다’ 싶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군복을 입으니까 조금 더 편해 보였고, 익숙해졌어요. ‘다나까’ 말투에 완전히 적응됐어요. 극 초반엔 어색했는데 점점 갈수록 완전히 말투 적인 부분은 군인에 맞춰지더라고요. 요즘은 길 가다가도 누군가를 만나거나 했을 때 ‘안녕하십니까, 안녕히 가십시오’ 하고 있더라고요. 성격과 모션이 많이 바뀌어서 말도 털털하게 되는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극중 군대 밖에서 빨간 가발을 쓴 레드 우인으로 변신해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는 등 1인 2역에 준하는 연기를 펼치며 지금껏 본 적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액션 장면이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촬영에 임했어요. 매력을 크게 느낀 것 같아요. 다른 액션 장르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마지막 액션을 찍을 때 몸이 풀렸더라고요. 레드우인 덕분에 이 극이 뭔가 현실적이기 보다 만화 같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군검사 차우인과 확실한 차이를 두기 위해 짧은 머리에 스타일리시한 가죽 재킷과 하이힐, 과감한 노출로 여전사 느낌을 주고자 했어요. 법으로서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데, 쉬운 방법을 선택한 게 아닌지 안타까웠어요. 우인이가 했던 행동들은 정의롭지 못했지만 아버지를 잃었던 좌절감과 분노로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시청자분들께 잘 설득됐으면 했어요.”

또한 최종 빌런인 노화영(오연수 분)을 향한 복수를 실행할 때는 오랜 시간 눌러온 분노와 경멸의 감정을 눈빛에 담아냈다. 재판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노화영의 제안을 받아들이며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순간도 있었지만, 조보아는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아픔을 딛고 진짜 군검사로 성장하는 차우인의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한 연기로 그리며 그를 응원하게 만들었다.

“‘노화영 캐릭터가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비현실적인 인물이죠.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안하무인이고, 아들까지 버리면서 자리를 지키는 것이 설득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오연수 선배님은 스위트 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에요. 근데 촬영에 들어가면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게 대단해 보였어요. 함께 촬영해서 영광이었어요.”

[인터뷰] ‘연기 스펙트럼 확장’ 조보아 “차우인은 나와 싱크로율 10%, 90%인 캐릭터 연기하고 싶어”


반면 도배만(안보현 분)을 조련할 때는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번갈아 구사하며 뻔뻔하고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그리고 극 말미에는 IM 디펜스의 회장 자리를 되찾은 뒤, 도배만을 먼저 찾아가 관계를 발전시킨 깜짝 조련 로맨스로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만들기도.

“보현 오빠가 체격도 크고 든든한 캐릭터인데 그런 사람들 조련한다는 설정이 있으니까 재미있게 다가왔어요. 다행히 보현 오빠가 케미를 잘 만들어줘서 어색하지 않았죠. 자칫하면 작은 여자애가 조련한다는 게 어색할 수 있는데 둘이서 같이 만들어갔던 케미가 조금 더 편하게 다가가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작품에서 보여줄 부분이 너무 많았어요. 어떻게 보면 진지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이슈도 많이 담았고, 그 부분을 군대 안에서 일어나고 법정에서 다뤄야 하는 부분이기에 로맨스까지 섞이면 자칫 본질이 흐려질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조심스레 접근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핑크빛 기류가 있어야 보는 사람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조금씩 아끼면서 찍었던 것 같아요. 보현 오빠는 진지한 사람이에요. 생각도 많고, 타고난 밝고 선한 성격이요. 의지도 많이 했어요,”

‘군검사 도베르만’은 다크히어로극 특유의 통쾌함으로 두터운 고정 시청층을 확보했다. 마지막 회는 10.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자체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10%의 시청률도 좋았지만 저희 드라마를 꾸준히 봐준 8%의 고정 시청자들 덕분에 너무나 행복했어요. 촬영하면서 많은 에너지를 받았어요.”

이처럼 조보아는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주었던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면모를 보여주면서도 첫 도전인 군법정물 ‘군검사 도베르만’을 통해 통쾌하고 강렬해진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에 로맨틱 코미디, 멜로, 액션, 법정물을 모두 섭렵한 조보아의 다음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이제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융화돼 작품을 같이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게 제일 뿌듯하고 기뻐요. ‘군검사 도베르만’이 연기 인생의 2막을 시작할 수 있는 작품이 된 것 같아요.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진정성 있는 어른의 연기를 처음 시도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제는 ‘나도 장르극이나 누아르에도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자신감이 좀 생긴 것 같아요.”

인터뷰 내내 조보아는 겸손하면서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힘들어도 재미있는 게 연기라는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그것은 그에게 연기자로써 뚜렷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작품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욕심나는 역할도 많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작품은 최대한 빨리 하고 싶은데, 아직은 정해진 것이 없어요. 차우인은 저와 싱크로율 10% 정도였는데, 싱크로율 90%인 캐릭터 연기하고 싶어요.”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