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전 멤버 크리스/사진=한경DB
엑소 전 멤버 크리스/사진=한경DB
그룹 엑소에서 크리스란 이름으로 활동했던 중국계 캐나다인 우이판의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22일 베이징 데일리 등 중국 현지 언론은 베이징시 공안국 차오양 지부의 우이판 사건 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두메이주가 우이판의 집에서 머물며 술을 마신 후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성폭행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이 안됐다"고 보도했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이판의 에이전트는 지난해 12월 5일 뮤직비디오 여주인공 인터뷰 대상자 선정을 이유로 두메이주에게 우이판의 집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할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두메이주는 10여 명이 넘는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보드게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티는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이어졌고, 참가자들이 잇달아 떠난 후, 두메이주와 우이판이 성관계를 맺었다는 것. 이날 오후까지 두메이주는 우이판의 집에 머물며 함께 식사를 했다.

12월 8일 우이판은 두메이주에게 온라인 쇼핑을 하라며 3만 위안(한화 약 533만 원) 이상을 이체했고, 중국의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위챗으로 올해 4월까지 연락을 유지했다.

이후 우이판이 연락을 중단하자, 두메이주는 주변 지인들에게 고민을 토로했고, 친구 리우 모우웬과 논의 후 두 사람의 관계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두메이주는 경찰 조사에서 "팬을 늘리고 온라인 평판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에 글을 게재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인터넷 작가 슈가 합류했고, 슈는 영리 목적으로 두메이주와 적극적으로 연락하며 웨이보 계정을 통해 우이판과 관계를 지속적으로 공개했다.

경찰 수사는 우이판의 어머니 우모우가 지난 14일 차오양 경찰에 "두메이주에게 갈취를 당했다"고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법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던 중 지난 18일 장쑤성 난퉁시에서 사기 용의자 리우 모우유를 체포했다.

리우 모우유는 인터넷에서 두메이주와 우이판의 정보를 본 후 두메이주를 사칭해 우이판의 변호사에 연락해 합의금으로 300만 위안(약 5억3000만 원)을 요구하고, 두메이주에게는 우이판의 변호사라 주장하며 위챗 계정을 사용해 접근했다. 이후 우이판 측에 합의금을 받아낸 후 자신과 두메이주의 은행 계좌에 돈을 보냈지만, 결과적으로 양측은 합의에 서명하지 않았다. 두메이주는 돈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그가 보낸 합의금 일부를 반환했는데 이 역시 리우 모우유가 우이판을 사칭해 가졌다.

리우 모우유는 체포 후 사기 범죄 혐의를 자백했고, 법에 따라 형사 구금돼 있다.

경찰은 다만 최근 네티즌이 제보한 우이판의 미성년자 상습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수사 결과에 따라 엄중히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언론은 우이판이 혐의를 벗더라도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리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미 우이판은 모델로 활동했던 10여개 브랜드에 '계약 철회' 통보를 받았다. 텐센트 등 콘텐츠 플랫폼에서도 우이판 관련 콘텐츠를 모두 삭제했다.

중국공연산업협회(China Performance Industry Association)는 공식 웨이보를 통해 "인터넷이 아닌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면서도 "실연자가 법을 위반할 경우 업계의 자제와 처벌은 결코 부드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드라마제작산업협회 청년공작위원회 역시 "우이판 사건에 대한 여론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악의적인 배우를 퇴출하고 '무관용'으로 기회를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위험 인식을 높이고, 도덕적으로 나쁜 행위자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며 "위험한 행위가 발견되면 증거가 있을 경구 즉시 보고하고, 업계의 공동 이익 보호와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