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사장, 라디오 진행자 2차 가해성 발언에 "엄중하게 인식"
정찬형 YTN 사장이 YTN 라디오 진행자 중 한 명인 이동형 씨가 유튜브에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면서 피해자에게 2차 가해성 발언을 한 데 대해 "엄중하게 인식한다"고 밝혔다.

21일 언론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전날 직원들에게 보내는 '사장의 제언'에서 이 씨의 발언 논란에 대해 "논란 직후부터 상황이 엄중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주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방송에서 이 건과 관련해 방송통신 심의에 저촉될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외부에서 발언의 파장이 증폭되지 않도록 유념할 것을 전달했다.

라디오 제작진도 이 문제를 명심해서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이어 "이러한 이슈를 다룰 때 성추행 고소 사건 피해자의 인권을 중시해야 하고, 더불어 사자 명예훼손 등 위험이 있는 고인과 유족의 인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로 유죄 추정은 재판 없는 처벌을 정당화할 우려가 있다.

명확한 증거를 찾아서 있는 그대로 보도해 가해와 피해의 전모를 규명하고 진실을 밝혀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YTN은 사장의 메시지와 관련,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앞서 이동형 씨는 지난 15일 개인 유튜브 '이동형TV'에서 해당 사건 피해자를 향해 "피고소인의 인생은 끝났는데 자기는 숨어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그는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YTN뿐만 아니라 TBS까지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개인 방송에서 박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해 언급하다가 2차 가해성 발언을 해 물의를 빚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TBS '더 룸' 진행자인 프리랜서 방송인 박지희 씨는 지난 14일 '청정구역 팟캐스트 202회'에서 피해자를 향해 "4년 동안 대체 무엇을 하다가 갑자기 김재련 변호사와 함께 세상에 나서게 된 건지도 궁금하다"고 해 논란이 됐다.

TBS는 자사 소속 아나운서가 아닌 프리랜서 방송인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프로그램 홍보 이미지에는 '박지희 아나운서'라고 표기한 사실이 드러나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