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인과 연' 하정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 함께-인과 연' 하정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호감이 가는 사람이 있다. 남들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배우 하정우의 이야기다. ‘신과 함께-인과 연’ 개봉을 앞두고 만난 하정우는 “가볍게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2003년 영화 ‘마들렌’으로 스크린 데뷔한 하정우는 중견배우 김용건의 아들이라는 꼬리표 따윈 없었다.

영화 ‘추격자’, ‘비스티 보이즈’, ‘멋진 하루’ (2008), ‘국가대표’(2009), ‘황해’(2010),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 ‘베를린’, ‘더 테러 라이브’ (2013), ‘군도 : 민란의 시대’(2014), ‘암살’(2015), ‘아가씨’, ‘터널’(2016)까지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했다. 지난해엔 '신과 함께-죄와 벌', '1987'로 이천만 관객을 들이며 흥행 치트키로 거듭났다.

하정우는 한사코 주연 배우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 스스로를 '신과 함께'의 주조연배우라고 설명한다. “나의 이미지와 위치 때문에 제약 받고 작품을 선택하지 않겠다”면서 “자유롭게 작품을 선택하는 대중에게 호감이 가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번 ‘신과 함께’시리즈에서도 “1부는 차태현, 2부는 마동석이 주인공”이라고 자신을 낮춘다.

그는 “주연배우라고 해서 단면적인 책임감에 제작진에게 ‘이렇게, 저렇게 해주세요’라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면서 “스태프들과 똑 같은 눈높이와 마음으로 영화 작업을 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신인 감독과 작업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는 “다음 작품은 이번에 입봉하는 김광빈 감독의 영화다. ‘용서받지 못한 자’ 녹음 기사 출신이었다. 학생 영화다보니 힘들면 도망가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김 감독은 군대가기 전날까지 끝까지 촬영했다. 그 때 인연이 되어 출연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신과 함께-인과 연' 하정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 함께-인과 연' 하정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오는 8월1일 하정우 주연의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이 개봉된다. 그가 연기하는 강림은 49번째 재판으로 원귀 수홍(김동욱)을 선택해 저승에 논란을 만든다. 재판을 강행하며 수홍의 죽음 속 비밀을 통해 강림의 숨겨진 천 년 전의 이야기가 드러난다. 그는 저승 삼차사 중 홀로 기억을 간직한 강림의 고독, 수홍의 재판을 통해 농밀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전작 ‘신과 함께-죄와 벌’이 1400만 관객을 들인 탓에 2부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는 상황. 그는 “워낙 전작에서 큰 사랑을 받아서 많은 사람들이 ‘잘 되겠지’라고 말하는 것 조차 불안하다”라며 “마음 편히 있어도 되는 건가? 싶고 희한한 감정이다. 세상 일은 잘 모르기 때문에 개봉을 앞두고 걱정이 많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하지만 ‘인과 연’에 대한 자신감은 충만했다. 그는 “캐릭터의 전사와 드라마가 잘 설명이 되어져 훨씬 재밌다고 생각한다”며 “1부의 성공 이후 김용화 감독이 큰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고 편집을 한 것 같다. 그런 기운을 받아 작품의 힘이 세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부와 2부는 워낙 다른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감정의 온도를 달리해 관객이 느낄 수 있는 반복되는 지루함을 지웠다. 전작이 눈물을 쏟아내는 감정이라면, 2부는 가슴에서 차오르는 먹먹함의 감정이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하정우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버금가는 CG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허공에다 칼을 뽑고 혼자 연기한다. 그게 그렇게 창피하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많은 것을 연마하게 해 준 작품이 아닌가 싶다”면서 “저뿐만 아니라 ‘염라 언니’ 이정재형님은 진지하게 머리를 풀고, 장광 선배님 또한 코를 엄청나게 키우는 특수분장을 했다. 형님들도 그렇게 고생하는데 이 정도 쯤이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승 쪽 배우들은 서로 위안을 삼으며 연기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신과 함께-인과 연' 하정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 함께-인과 연' 하정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하정우는 막막한 감정이 더 컸다고 한다. 그는 “’이걸 찍겠다고?’란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판타지물이 재미를 보지 못했는데 한국 관객에 진입장벽 없이 재밌게 소개할 수 있을까란 걱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내 그는 안도했다. “시나리오가 진화를 하고 드라마가 강화되는 것을 보면서 김용화 감독의 진정성이 통할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귀띔했다.

하정우는 “김 감독 뿐만 아니라 김병서 촬영감독, 최지선 PD 등 오래 함께한 사람들이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목격했고, 이 영화가 잘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를 촬영할 때 기분이 싸하게 좋을 때가 있다. 그런 영화가 대체적으로 사랑을 크게 받아왔다”고 낙관했다.

1978년생, 올해 나이 41살인 하정우는 "저는 숙취가 없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숙취 해소가 잘 안된다"면서 "그동안 흰 수염이 많이 생겼다"며 "제작기 영상을 보면 흰 수염이 반이나 된다. 집안 내력이 머리가 좀 빨리 세는 편인데, 흰 수염을 발견했을 땐 조금 충격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앞으로 해야할 영화가 많다. '베를린2'도 잊고 있었는데, 최근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체크해 봐야 한다. 이정재 형님은 저보다 다섯 살이나 많은데 염라대왕 수염을 달고 연기하지 않았나. 한 살이라도 어릴때 하는게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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