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에 대해 평소 가지고 있던 이미지는 '철부지 같은 빅뱅의 막내', '사업가'가 전부였다. 승리의 첫 번째 솔로앨범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그 편견이 다 깨졌다. 그는 자신감 넘치고 책임감을 느끼는 멋진 뮤지션이었다.

빅뱅의 모든 멤버들이 개인적인 이유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승리는 '빅뱅'이라는 브랜드의 무게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씨네시티에 열린 승리의 첫 번째 정규 앨범 기자간담회에서 그의 음악적인 면을 볼 수 있었다.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승리의 인터뷰를 토대로 그의 이번 앨범 'THE GREAT SEUNGRI'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 세 가지를 짚어봤다.

▲무모한 자신감에서 의미있는 자신감으로의 진화
사진=YG엔터테인먼트
사진=YG엔터테인먼트
이 날 기자간담회에서 승리는 "다들 아시겠지만 YG는 가수들에게 앨범을 자주 내주는 회사는 아니다. 왜냐하면 한 곡 한 곡에 심혈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앨범을 하나 내면 팬분들은 그 안에서 한, 두 곡 정도, 많아야 4곡 정도 기억해 주실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정규 앨범으로 낸 이유가 있다"고 밝혀 호기심을 자아냈다.

승리는 "이번에 정규앨범으로 낸 이유는 제가 처음으로 솔로 투어를 계획 중이다. 이전에도 다양한 솔로곡들을 냈지만 히트를 시켰던 곡은 스트롱 베이비뿐이다. 근데 이번에 투어를 계획하다보니 많은 곡이 필요하더라. 그러면서 여태껏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동안 빅뱅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저의 가수로서의 재능들을 이번에 솔로투어를 통해서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릴려고 한다. 그래서 정규앨범을 발매하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쟁쟁한 빅뱅 형들 사이에서 제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천은 바로 자신감이다. 무모한 자신감에서 의미있는 자신감으로 변화시키기까지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특히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어떤 재능이 있는지, 어떤 걸 잘하는지 알 수 있으려면 시도를 많이 해야하는데 보통 사람들은 잘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다양한 일을 하면서 스스로의 가능성을 찾는 게 제 자신감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 안에 있던 생존력 꿈틀대"
사진=YG엔터테인먼트
사진=YG엔터테인먼트
승리는 스스로 자신감을 가진 계기에 대해서도 고백했다.

그는 "YG의 간판인 빅뱅의 멤버로서 살아남기 위해 정말 다양한 시도를 했다. 저는 생존력 하나만 가지고 빅뱅을 시작했다. 빅뱅을 처음 시작할 때 쟁쟁한 실력을 갖춘 멤버들에 많이 치이면서 살았다. 저는 내세울게 없었다. 얼굴은 탑형한테 밀렸꼬 춤은 태양형에게 밀렸다. 음악적인 부분이나 패션은 다들 아시다시피 지드래곤 형한테 밀렸다. 그래서 예능으로 좀 나서볼까 했더니 대성이형이 자리를 잡고 있더라. 그때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제 안에 있던 생존력이 꿈틀댔다. 형들과 다른 분야에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그게 사업이었다. 그래서 사업을 했다. 근데 사업을 하다보니 이게 쉬운 게 아니다. 사업하다보면 나쁜 사람들도 많고 또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노하우가 생겼다. 저는 딱 한가지만 했다. 포기하지 않는 것. 그렇게 하다보니 저와 맞는 사업도 만나고 마음이 맞는 파트너들도 만나면서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잘됐다. 저는 경영이나 사업에 대해서 모른다. 다만 빅뱅 월드 투어를 하면 다양한 전세계에 사람들을 만났고 사람 공부를 했다. 저의 가장 큰 장점은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두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음악적인 부분도 전했다. 승리는 "빅뱅 형들이 군입대 전에 저에게 조언을 해줬다. 그동안 음악적으로 못보여준 '승리'의 모습을 보여주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지드래곤 형이 빅뱅 이름을 걸고 최선을 다하라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에 솔로활동 할 때는 야망과 욕심이 넘쳤고 의욕이 넘치는 모습을 많이 보여 드렸다. 그런데 이번에는 YG 최고의 팀과 함께 했다. 음악적으로 더 성장하고 한층 더 노련해진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데뷔한 지 10년이 지난 성숙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또한 YG의 수장인 양현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승리는 "회장님이랑 저랑 스타일이 비슷하다. 닮은 점이 많다. 회장님도 그러시더라. 저랑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고. 그리고 또 말씀드릴 게 있는데 얼마 전에 회사 홍보팀에서 그러더라. 빅뱅 데뷔 이래 '승리'라는 검색어량이 처음으로 빅뱅을 능가했다고. 예전에는 저에 대한 호불호가 많이 갈렸는데. 올해는 '나 혼자 산다', '미운우리새끼'등에 출연하면서 많은 분들께서 저에 대해서 과거와는 다르게 봐 주시는 것 같다.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그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양현석회장님이 저에게 '승리가 진실됐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해주시더라. 맞는 말인 것 같다. 저의 진실된 모습을 보여드렸더니 그 점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많은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유에 대해 고백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의 가수라고 자부한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사진=YG엔터테인먼트
승리는 뮤직비디오의 완성도 좋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배우 존트라볼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제가 요즘 아이돌처럼 멋있는 표정을 하고 군무나 무거운 노래를 하면 어울릴까 ?좋아할까? 고민했다. 결론은 '아니다'였다. 팬분들께서 저를 보고 즐거워하셨으면 좋겠고 에너지를 느끼셨으면 좋겠다. 제 장점인 유쾌함은 살리기 위해서 제가 정말 좋아했던 존트라볼타의 '그리스', '토요일밤의 열기', '펄프픽션'을 참고했다. 완성도 높은 뮤직비디오가 나와서 기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뮤직비디오 촬영을 할 때 원테이크라는 촬영기법을 사용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 맞는 호흡과 연습, 시간들을 엄청나게 투자했꼬 그 노력들을 뮤직비디오에 담으려고 애썼다.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마음에 든다. 아마 이런 스타일의 느낌을 가진 한국 남자 솔로 아티스트가 있었나 싶을 정도라고 자부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의 가수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라며 한껏 자신감을 드러냈다.

YG엔터테인먼트의 미래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다. 우리 회사는 굉장히 의리가 있는 회사다. 저는 단 한 번도 YG에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YG는 내게 집이다. 저는 집이 좋다. 저는 YG를 사랑하고 애정한다"고 말해 YG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후배가수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회사에서 아직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뮤지션들도 준비돼 있다. 제가 보니까 다들 굉장하다. YG의 미래는 굉장히 밝다고 말할 수 있다. 또 양현석 회장님께서 제가 맡은 YGX 에 힘을 많이 실어주신다. 저는 회장님과는 다른 시선으로 조금 '영'하고 '트렌디'한 시선으로 제가 직접 신인들을 발굴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YG의 미래는 굉장히 밝다" 덧붙였다.

최종 꿈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저는 어린 나이에 팬분들께 사랑도 받고, 또 사업도 했다. 감당할 수 없는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주셨다. 저의 최종 꿈은 그동안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빅뱅 활동도 더 열심히 해야한다. 그리고 최종 꿈이 하나 더 있다.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끝으로 그는 간절한 한 마리를 남기고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했다.

"루머도 좋다. 가장 싫은 것은 무관심이다"

이렇듯 항상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갈구하는 승리는 이날 오후 6시 첫 번째 솔로 정규앨범 'THE GREAT SEUNGRI'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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