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아니야' 유승호 채수빈 /사진=변성현 기자
'로봇이 아니야' 유승호 채수빈 /사진=변성현 기자
혼밥, 혼술 등 신풍토는 개인주의 시대에 기인한 사회현상 중 하나다. 혹자는 이에 대해 '현대사회의 질환'이라고까지 말하기도 한다. 인간관계를 리셋하고 혼자만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공감하게 하고, 이들의 성장을 응원하는 드라마가 나온다. 배우 유승호, 채수빈 주연의 드라마 '로봇이 아니야'다.

MBC 새 수목드라마 '로봇이 아니야'는 사람에 대한 깊은 상처로 인간 알레르기에 걸린 김민규(유승호)가 로봇인 척 하는 아르바이트 중인 조지아를 만나 그를 길들이고 학습시키는 과정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우고 그로 인해 삶의 지평이 넓어져 세상으로 나가는 이야기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W'의 정대윤 PD와 '빛나거나 미치거나' 김소로 작가와 이석준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로봇이 아니야' 제작발표회에서 정대윤 PD는 "인간과 로봇의 딥러닝을 담아낸 신개념 SF 휴먼 로맨틱 코미디"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관계에 서툰 사람들의 성장과 사랑을 작품에 담고 그 본질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신기한 드라마"라면서 "'그녀는 예뻤다'가 소녀만화, 'W'가 소년만화라면 '로봇이 아니야'는 소년소녀를 위한 만화"라고 덧붙였다.

유승호는 국내 최대 금융회사를 좌지우지하는 최대주주이자 얼굴부터 바디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그야말로 완벽남 김민규 역을 맡았다.

그는 유럽의 성 같은 대저택에 홀로 살면서 집 밖으로는 거의 나오지 않는 베일에 싸인 존재로 비밀이 많아 언제나 그의 주변엔 숱한 루머가 쏟아진다. 이 미스테리어스한 완벽남에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바로 사람을 접촉하면 안 되는 인간알러지 환자라는 것.

여자를 사귀어본 적도 없음은 당연지사다. 이런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안드로이드 로봇이 배달된다. 한달 동안 로봇을 길들여야 하는데, 그만 자신이 길들여지고 만다.

유승호는 이날 멜로 장르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그동안 어두운 역할만 하다 멜로라는 감정을 공감하기 힘들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이번 작품에선 신기한 경험을 했다. 상대역 채수빈과 함께 찍을 때는 마음이 놓이는데 혼자 있을 때 빈자리가 느껴지더라"라며 "처음엔 겁을 많이 먹었는데 지금은 현장이 즐겁고 설렌다. 이런게 멜로를 만드는 힘이 아닌가 싶다"라고 밝혔다.
'로봇이 아니야' 채수빈에 설렌 유승호, 이번엔 시청자 차례
채수빈은 IQ는 94지만 EQ는 아인슈타인급으로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것이 꿈인 열혈청년사업가 조지아 역을 연기한다. 조지아는 로봇공학자인 전 남친으로부터 로봇인척 연기하는 아르바이트를 제안받고 기상천외한 일을 시작한다.

이날 채수빈은 "데뷔 후 쉴 틈 없이 일을 했는데 이번 작품은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 출연하게 됐다"라며 "대본과 역할, 모두 매력있고 재밌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로봇인 아지3, 아지3을 연기하는 지아, 그리고 지아 총 3명을 연기해야 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특히 로봇 톤을 잡기 위해 감독님과 상의하며 의지했다"라고 밝혔다.

또 "아지3은 인위적인 로봇이 아니라 사람과 흡사한 로봇으로 친절하고 감정이 잘 느껴지지 않는 톤으로 잡았다. 지아는 그에 비해 엉뚱하고 발랄한 인물이라 체계적으로 나누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표현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정대윤 PD는 유승호, 채수빈 캐스팅에 대한 자신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유승호는 이전부터 좋아했던 배우"라면서 "로맨스를 안할지도 모른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만났을 때 눈빛에 로맨스가 가득 차 있었다. 다행히 캐스팅이 잘 진행돼 유승호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채수빈에 대해서는 "짧은 경력에 비해 연기의 폭과 감정 전달력이 정확하고 깊은 배우"라면서 "1인2역 등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채수빈이 아니면 이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앞서 로봇 소재로 방영된 '보그맘'과의 비교에 대해 채수빈은 "우리 드라마는 로봇과 인간이 아닌 사람과 사람간의 사랑 이야기"라며 "지아가 로봇 흉내를 내며 생기는 에피소드가 주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보그맘'과의 비교는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정 PD는 "'보그맘'은 로봇과 박사의 사랑 이야기라면 우리는 '미녀와 야수'에 가깝다. 인간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가 로봇인줄 알고 인간을 사랑하게 되면서 다시 인간 세상에 나오는 성장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로봇이 아니야'는 오는 6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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