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임태경(왼쪽)과 바다.
오는 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임태경(왼쪽)과 바다.
새해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는 따끈따끈한 초연작 대결이 여느 해보다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뮤지컬 기획·제작사와 전용극장들이 최근 잇따라 발표한 ‘2015년 작품 라인업’에 주목할 만한 창작 신작과 국내 초연작이 대거 포진해 있다. 새해에도 뮤지컬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다수의 외국 라이선스 재공연 대작에 맞서 이들 초연작 중 어느 작품이 지난해 ‘프랑켄슈타인’이나 ‘위키드’처럼 관객의 지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리랑’ ‘마당을 나온…’ 뮤지컬 무대로

올해 가장 기대를 모으는 창작 뮤지컬로는 신시컴퍼니가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제작하는 ‘아리랑’(7월11일~9월6일, LG아트센터)이 꼽힌다. 소설가 조정래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일제 강점기 민족의 저항과 투쟁부터 해방 이후까지 40년의 역사를 그린다.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기록화·회화적 시각요소와 기계장치(오토메이션)를 활용해 한국적이면서 역동적인 무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 ‘푸르른 날에’,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를 만든 고선웅이 대본·연출을, 국악 작곡가 김대진이 작곡을 맡았다. 음악감독으로 박칼린, 무대 디자이너로 박동우가 참여한다.

동화와 애니메이션으로 큰 인기를 모은 ‘마당을 나온 암탉’(1월23일~3월1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도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양계장 닭 ‘잎싹이’가 알을 품어 자신의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소원을 스스로 이뤄나가는 성장과정을 담는다. 제작사인 극단 민들레는 원작이 가진 상징성과 섬세한 심리묘사, 사실적인 동물의 움직임을 살린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마타하리’(11월~2016년 2월, 샤롯데씨어터)는 국내에 유럽 뮤지컬 흥행 바람을 일으킨 EMK뮤지컬컴퍼니가 제작하는 첫 창작뮤지컬이다. 1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와 독일을 오가며 정보를 팔았다는 이중스파이 혐의를 받아 총살당한 네덜란드 출신 무희 마타하리의 실화를 무대로 옮긴다. 250억원의 제작비를 들이는 이 작품엔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 아이반 멘첼 대본, 잭 머피 작사, 제프 칼훈 연출 등 인지도 높은 외국 창작진이 참여한다.

◆‘바람과 함께…’ ‘신데렐라’ 국내 초연

프랑스에서 만든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월9일~2월1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가 마거릿 미첼의 원작 소설 탄생 80주년을 기념해 아시아 최초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한국어로 공연하는 라이선스 작품이다.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대농장의 딸로 태어나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여인 스칼렛 오하라의 삶을 그린다. 주진모와 임태경이 레드 버틀러, 바다와 서현이 오하라를 번갈아 연기한다.

뮤지컬 ‘신데렐라’(9월12일~11월8일, 충무아트홀)는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신작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 ‘왕과나’ 등을 합작한 리처드 로저스, 오스카 해머스타인의 TV시리즈 고전을 각색했다. 그해 토니상 시상식에서 의상디자인상을 받았다. ‘조로’ ‘삼총사’ 등을 매력적인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엠뮤지컬아트가 한국어 공연을 제작한다.

뮤지컬 ‘로빈훗’의 주인공 이건명.
뮤지컬 ‘로빈훗’의 주인공 이건명.
이와 함께 왕용범·이성준 콤비가 재창작하는 ‘로빈훗’(1월23일~3월29일, 디큐브아트센터),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충실히 살렸다고 평가받는 ‘팬텀’(4월8일~8월2일, 충무아트홀), 프랑스 블록버스터 뮤지컬 ‘1789-바스티유의 연인들’(9월18일~11월15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황정민 조승우가 출연할 것으로 알려진 일본 뮤지컬 ‘오케피’(12월18일~2016년 2월28일, LG아트센터)의 국내 초연도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