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넣어도 안아픈 내 새끼"

얼마나 이뿌고 사랑스러우면 조그만 먼지가 들어가도 아니 눈썹이 들어가도 눈을 못 뜰정도로 따갑고 아픈데 이런말을 할 수 있을까?

5월15일 스승의 날 저녁 MBC 방송에서는 휴먼다큐 '사랑'을 방영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엄지공주 윤선아씨

'엄지공주 이제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휴먼다큐 '사랑'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5가족의 만남과 이별을 통한 사랑 찾기를 다루었다고 한다. 엄지공주 윤선아씨 편에서는 예쁜 아가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부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키 120cm. 35kg의 몸무게로 8살짜리 초등학생 1학년 정도의 작은 몸을 가진 엄지공주 윤선아씨.

그녀는 태어나기도 전 엄마 뱃속에 있을때부터 뼈가 부러지는 선천성 질환 '골형성부전증'을 앓고 있다.

생후 20일부터는 전화벨 소리에도 뼈가 부러지고, 옷을 갈아 입다가도 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그런 그녀는 남들과 같이 키가 크고 싶어 대수술도 마다 하지 않았지만 결과는 여전히 걸음도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목발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엄지공주지만 그녀를 한번이라도 만난 사람은 그녀에게 그런 장애가 있었나를 의심할 만큼 그녀는 밝고 명랑했으며 누구보다 아름다운 마음과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2005년 1월 힘든 몸을 이끌고 엄홍길 대장과 함께 '히말라야 희망원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를 위해 백마탄 왕자님이 나타난건 8년전. 변희철씨를 만난것이다 3년동안 연애를 했고, 두 사람의 변함없는 사랑에 반대를 하던 부모님들도 결혼을 허락했다.

그리고 5년의 세월이 흘렀고, 스물아홉의 윤선아와 스물여덟의 변희철은 6년차 부부가 되었다.

엄지공주는 생각했다. 태어날 아기가 훗날 엄마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게 하려면 조금이라도 더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다져야 한다고…

마트를 가거나 길을 걸어갈때 "어머~ 얼굴은 어른인데 몸은 어린이야" "몸이 너무 작아~" 라는 아이들만의 생각을 들으면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그녀는 결혼 5년만에 생각을 바꿨고 사랑하는 남편, 한결같이 자신을 사랑하고 염려해주는 평생 단짝인 변희철씨와 함께 시험관 아기 시술에 도전을 시작한다.

그녀는 1999년 홀로 인터넷 라디오 방송을 만들어 사이버 쟈키로 활동을 시작했고, 차분한 목소리와 재치있는 말솜씨로 많은 청취자들이 생겨나 공중파 방송 DJ가 되는 훌륭한 꿈도 이뤘다고 한다. 방송 생활을 그만둔 지금까지도 그녀의 홈피를 방문하는 고정 팬들이 상당수 있다고…

"미안하죠~ 다른 사람 만났으면 이런 일 안겪었을 수도 있는데, 나때문에…"

시험관 시술을 준비하기 위해 사전 검사를 하러 병원에 갔던 날, 정액 채취를 위해 검사실로 들어간 남편을 기다리며 엄지공주가 한 말이다.

어려운 검사를 무사히 끝내고 담당 주치의와 상담을 하던날, 돌연변이 유전자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미리 예방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도 듣고…

환한 미소의 두 부부는 맛있는 저녁을 약속하고 병원을 나온다.

이어지는 난자 채취, 그리고 시험관 아기 시술작업.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길이다.

엄지공주의 체구가 작은데 난소가 커져서 부작용을 초래 할 수 있다는 담당 의사선생님의 말씀. 그만 동결하자신다. 정말 어렵게 온 길인데…

난소의 크기가 돌아올때까지 한달을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하지만 여기서 좌절할 수는 없다. 긴 시간이지만 한달을 잘 이겨낸 두 부부, 먼저 채취해 놓았던 수정란중 5개가 정상이고, 그중에서 2개를 시술하자는 의사선생님의 말씀대로 엄지공주의 뱃속에는 2개의 수정란이 조심히 시술되고..

"태명은 뭘로 하지? 변.... 사또? 아니야 건강한걸로 하자~ 튼튼이.."

어렵게 시술을 끝내고 일주일후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마지막 단계까지 잘 견뎌온 엄지공주 부부.

변희철씨는 벌써 아빠가 된듯 하다. "튼튼이가 여기 있는거야??" 엄지공주의 배를 만지며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한 임산부에게 좋다는 전복도 사고, 두유도 준비하고…

온갖 정성을 다해 일주일을 보낸다. 엄지공주는 예쁜 동화도 읽어주고, 십자수도 하고 …

이제 다음날이면 혈액검사로 임신여부가 결정되지만 엄지공주 얼굴은 불안하다. 급히 어디로 전화를 하는 엄지공주. 담당 의사선생님께 거는 전화다.

생리때와 같은 증상이 보였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착상혈일 수도 있다고 너무 염려 말라셨지만 이내 눈물을 보이고 마는 엄지공주.

이윽고 날이 밝고 부부는 병원으로 향한다. 어떻게 밤을 보냈는지도 모를만큼 긴장한 부부.

혈이 보였다는 임산부들 중 대부분이 임신이었다는 간호사의 말에 조금은 안심이 되지만 그래도 불안하다. 4년 같은 4시간이 지나고 검사결과를 듣기 위해 찾은 주치의 선생님방.

"임신이라고 볼 수 가 없겠네요~ 이번 경우는" "이제 몸도 좀 추스리고 좀 있다가 다시 시도하죠"

참고 참아보지만 끝내 눈물이 줄줄 흐르는 엄지공주.

간호사는 그녀를 위로하며 "너무 빨리 주시면 귀한걸 모를까봐 조금은 천천히 주실려고 그러시나봐요~ 포기하지 말고 꼭 또 오세요" 그리고 아가 모자와 신발을 선물한다.

따뜻하게 안아주며 같이 눈물 흘리는 간호사를 보며 엄지공주는 다짐한다. 다시 시작하자고…

힘들었지만 어려운 시간들을 잘 이겨내고 한달여의 시간이 흐른뒤 엄지공주 윤선아씨는 얘기한다.

"많이 힘들고 아팠지만 견딜수 있어요~ 10년이든 20년이든 견딜 수 있을것 같아요"

눈에 넣어도 안아프다는 말과 같은 의미가 아닐까?

그녀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우리 부부에게는 간절한 소망이 있습니다. 바로 선아의 예쁜 눈을 닮고 저처럼 튼튼한 몸을 가진 아기를 가지는 것입니다.'

방송이 끝나고 그녀의 홈피를 찾은 많은 네티즌들은 열심히 그녀를 응원했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값진 선물이다. 가끔 태어난지 몇일도 안된 아이들을 버리고 도망가는 어리석은 부모들의 이야기가 뉴스를 통해 나온다.

얼마나 소중하고 간절히 바라는 귀한 선물인데.. 몇달을 아니 몇년을 노력하고 힘들게 보내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작은 체구에 보통 사람들보다 몇배는 더 힘든 시간들일텐데도 엄지공주는 포기하지 않는다.

소중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윤도현씨가 나래이션을 맡아 엄지공주와 변희철씨의 '사랑'을 보여준 시간.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속에 또 하나의 사랑이 피어나지 않았을까?

엄지공주의 간절한 마음이 꼭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이 되어 돌아오길 바란다.

[ 한경닷컴 뉴스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