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흥행기록을 세운 영화 `왕의 남자'의 대사 표절 의혹을 제기하며 희곡 원작자가 낸 상영중단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송진현 수석부장판사)는 희곡 `키스'의 작가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윤영선 교수가 영화 `왕의 남자' 제작ㆍ배급사인 ㈜이글픽쳐스와 ㈜씨네월드, 감독 이준익씨 등을 상대로 낸 영화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3일 기각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희곡 대사를 영화 `왕의 남자'의 대사가 표절했다는 윤 교수의 주장과 관련, 결정문에서 "가처분을 발령할 만한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해 기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영화 속 대사가 저작권 침해를 구성할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이 대사가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점에 비춰 신청인은 본안 소송을 통해 저작권 침해사실을 입증해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현 단계에서 본안 판결이 있기도 전에 영화의 상영 중단을 비롯해 영화 `왕의 남자'에 대해 사실상의 사업활동을 중단하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가처분을 발령할 만한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2월 중순 `왕의 남자'에서 극중 인물인 공길과 장생이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라는 말을 주고받는 부분이 자신의 희곡 `키스' 초반부에서 주인공 남녀가 주고받는 대사와 동일하다며 영화필름과 DVD, 비디오 테이프 등 영화와 관련된 일체의 제작ㆍ배포 활동을 중단시켜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