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이고 대담한 성묘사를 담고 있는 '루시아'가 다음달 2일 CGV의 인디영화관(서울 강변ㆍ상암, 부산 서면)에서 개봉한다. 영화의 원제는 '루시아와 성(性)'이라는 뜻의 'Lucia y el sexo'. 영화는 여주인공 루시아(파즈 베가)와 함께 사는 남자친구 로렌조(트리스탄 우요아), 로렌조와 하룻밤의 사랑을 나눈 엘레나(나즈와 님리)의 얽힌 성과 사랑을 솔직한 카메라로 담고 있다. 영화는 미국에서 '흥행의 사형선고'라고 불리는 NC17 등급(17세 미만 관객 보호자 동반 관람)을 받았을 정도로 파격적인 정사 장면과 흥분된 남녀 성기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영화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에서 모자이크나 삭제 장면 없이 18세 등급을 받아 개봉하게 됐다. 원제에서처럼 루시아와 섹스는 영화의 두가지 키워드다. 루시아는 주인공이면서 동시에 영화를 이끄는 안내자며 섹스는 각자 비극을 안고 있는 세 인물의 매개체다. 영화 속 정사 장면은 자극적이라기 보다는 아름다우면서 한편으로는 절실한 느낌을 담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중심가에서 일하는 웨이트리스 루시아. 6년간 동거했던 남자친구인 소설가 로렌조는 왠일인지 최근 병적인 무력감을 보인다. 갑자기 떠나겠다는 메모와 함께 들려오는 그의 교통사고 소식. 실연의 고통으로 괴로워하던 루시아는 지중해의 한 섬으로 여행을 떠나고 로렌조와의 추억을 돌아본다. 한편 루시아와 만나기 얼마 전 여름 로렌조는 자신의 생일에 휴가지에서 낯선 여자 엘레나와 생애 최고의 섹스를 경험한다. 이후 서로의 이름도 모른채 헤어진 두 사람. 로렌조의 아이를 갖게 된 엘레나는 로렌조가 사는 마드리드에서 혼자 아이를 키운다. 시간이 흐른 뒤 엘레나와 자신의 딸 이야기를 알게 된 로렌조. 그는 엘레나와 딸의 주변을 맴돌며 소설을 쓰는 작업을 계속 진행한다. 세 인물에게 공통으로 등장하는 장소는 지중해의 외딴 섬. 세 인물의 슬픈 사랑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또 이들 사이의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며 흥미롭게 전개된다. '암소들', '대지', '북극의 연인들'을 만들며 페드로 알모도바르를 잇는 스페인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는 홀리오 모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루시아 역의 파즈 베가는 미국 영화 '스팽글리시'로 국내 팬들에게 얼굴이 알려져 있는 배우다. 상영시간 128분.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