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수목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극본 박계옥, 연출 오종록 김형식)이 청소년 문제 요인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사고뭉치 문제아와 그런 학생을 사랑으로 보살피는 선생님이 극을 끌고 가는 주요 인물. 공효진이 극중 나보리 선생님으로 나와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지도하는 이상적인 교사상을 그리고 있다. 공유는 불우한 가정사로 인해 방황과 일탈을 거듭하는 고교생 박태인으로 등장한다. 21일 방영된 4회 내용중에는 청소년 문제의 현실을 그리는데 너무 충실해 오히려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주기도 했다. 학교 폭력이 조직폭력배와 연관돼있는 설정과 아버지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아들을 피흘릴 정도로 때리고 정신병원에 가두는 것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 나와 보는 이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학교에서 박태인을 제압하지 못한 패거리가 조폭에게 박태인을 끌고가 조직에 들어오길 권유하는 장면이 등장했다. 이 장면은 곧바로 공효진의 화려한(?) 액션 장면으로 이어져 판타지적 성격을 드러내면서 '안도감'을 줬다. 또 박태인이 장관직에 도전하는 병원장 아버지로부터 당하는 '설움'도 보여줬다. 직접적인 폭력 장면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난화분이 산산이 깨져 있고 공유의 머리에서 피가 흐르는 모습은 그 전 상황을 충분히 짐작케했다. 박태인의 아버지는 말썽을 피우는 아들을 향해 '정신병원에 집어넣어'란 말을 달고 산다. 4회에선 "내 앞길을 가로 막는 자는 아들이라도 용서 못해. 이런 아버지를 둔 것을 네 운명으로 받아들여라"는 내용의 대사도 나온다. 시청자게시판에는 이 두 장면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글이 꽤 올라오고 있다. 시청자 방현주씨는 "자식 머리에 피가 나고…. 이런 장면을 보는 청소년은 무슨 생각을 할 것이며, 이 나라의 부모님은 또 뭘로 만드시는 건지…"라며 방송이 미칠 영향에 대해 경각심을 갖기를 주문했다. 비행 청소년의 경우 대부분 가정에서부터 문제가 나온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하지만, 아버지에게 맞아 피흘리는 자식의 모습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드라마 내용상 학교 폭력 문제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건빵선생과 별사탕'은 때마침 '일진회' 사건이 터지자 자칫 이 소재를 이용한다는 말이 나올 것을 우려해 오히려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4회에서는 문제될 수 있는 장면과 더불어 학교에서 쫓겨난 나보리 선생님에게 학생들이 마치 친구처럼 마음을 열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등장해 모든 이들이 꿈꾸는 교사-제자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오종록 PD는 "청소년 문제는 가정과 학교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문제아일수록 학교가 포기하지 않고 이들을 학교라는 울타리내에서 지도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단순히 그저 그냥 보고 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지는 않다.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 주변의 문제를 한번쯤 되돌아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실의 고민을 담고 싶어하는 제작진의 고민이 앞으로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