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로버츠,맥 라이언,산드라 블록,르네 젤위거 등을 잇는 헐리우드의 로맨틱코미디 스타가 탄생했다. 전작 "금발이 너무해"에 이어 신작 "스위트 알라바마"(Sweet Home Alabama)에서 흥행스타로 발돋움한 리즈 위더스푼이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두 명의 남성중 반려자를 택일하는 "행복한" 고민을 유쾌하고 발랄하게 연기했다. 미국 남부와 북부의 대립적인 문화와 캐릭터들의 충돌이 이야기의 축이다. 남부 앨라배마 출신으로 뉴욕에서 패션디자이너로 성공한 멜라니(리즈 위더스푼)는 뉴요커 앤드류(패트릭 뎀시)로부터 청혼을 받자 별거중인 남편 제이크(조쉬 루카스)와의 이혼을 위해 7년만에 귀향한다. 앤드류는 "화려한" 북부 뉴욕문화를 대변한다. 준수한 용모에다,뉴욕시장의 아들이란 든든한 배경,세련된 매너까지 갖췄다. 보석점을 전세내 환상적으로 청혼하는 선망의 대상이다. 제이크는 "소박한" 남부문화를 상징한다. 투박하고 솔직하기 때문에 세련될 수 없는 캐릭터다. 하지만 말괄량이 소녀시절의 멜라니에게 그는 첫사랑이었다. 앤드류가 "멋진 남자"라면 제이크는 "자기에게 맞는" 남자다. 하지만 성공을 지향하는 멜라니는 과거를 말끔히 지우고 새출발을 하고 싶다. 영화에는 부유한 생활,다채로운 패션아이콘,환상적인 프로포즈 등 눈부신 뉴욕문화와 허름한 옷을 입은 남부사람들의 검소한 문화가 극명하게 대조된다. 남북전쟁에서 북부인들에게 패한 남부인들의 패배의식도 깔려있다. 또 북부인들은 화려한만큼 기만과 허식적이지만 남부인들은 소박한 만큼 진실하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그녀의 귀향길은 "과거란 결코 지워질 수 없는 것"임을 깨닫는 여정이다. 그녀의 선택은 뻔하다. 이로써 로맨틱코미디물의 한계에 갖히고 만다. 리즈 위더스푼은 적당한 거짓말로 포장할 줄 아는 커리어우먼들의 영악한 면모를 재치있게 연기했다. 15일 개봉. 12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