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의 바츨라프 하벨(64)대통령은 "민주화 투사"만이 아니라 "문인"으로도 이름을 떨쳤다.

1963년 부조리극 "정원 파티"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대통령에 추대되기 전까지 14편의 희곡을 썼다.

이오네스코에 필적하는 동유럽 부조리극의 기수이자 쿤데라 쉬크보레즈키 흐라발과 함께 체코문학의 4대 거장으로 꼽히는 주인공이다.

하벨 대통령의 희곡(87년작)작품이 처음으로 국내무대에 오른다.

19일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막오르는 "아싸나체"(극단 여백,송순섭 역.임형수 연출).

양국 수교 1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다.

"아싸나체"는 우리말로 "재개발"이란 뜻.

도시 재개발을 위해 건축사팀이 옛 성곽에 투입되면서 극은 시작된다.

이후 재개발 계획을 둘러싼 부조리와 다양한 인간군상의 욕구가 충돌하고 담합하는 모습이 하벨 특유의 가볍고 부드러운 터치로 그려진다.

끝부분 건축사의 자살을 통해 역설하는 "인간 영혼은 재개발할 수 없다"는 진실은 억압받을수록 솟구치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선명히 부각시킨다.

공연이 없는 월요일에는 주한 체코대사관과 한국외국어대학교 체코어과가 후원하는 체코영화제(22일),체코문화제(29일:얀의 결혼식),동유럽 발칸학회 세미나(6월5일)를 연다.

6월11일까지.

(02)7665-210

김혜수 기자 dearsoo@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