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없는 가상공간…스페이셜, 메타버스의 유튜브 될 것" [긱스]
“일상에서 메타버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했습니다. 이젠 가상 공간에서도 이용자 간 상호 작용이 어색하지 않게 된 거죠.”

메타버스 플랫폼업체 스페이셜 공동창업자인 이진하 최고제품책임자(CPO·사진)는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상 공간에서도 디지털 아트, 스토리텔링 콘텐츠 등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려는 이용자가 늘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스페이셜은 인터넷에서 3D 방식의 메타버스 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별도의 다운로드 없이 웹 브라우저에서 스페이셜 사이트에 접속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편의성, 손쉬운 콘텐츠 개발 도구 등이 강점이다. 2019년 가상현실(VR) 기기용으로 처음 나왔고, 2021년 웹 버전으로 출시했다. 누적 이용자는 400만 명에 달한다.

스페이셜에서는 이용자의 자유도가 높다.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게임을 즐기며 음악과 함께하는 파티도 할 수 있다.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이 대부분 게임, 업무용 등 한곳에 용도를 집중하는 것과 비교된다. 이 CPO는 “인간이 현실 세계에서 몰입하면서 조각상을 만들면 예술 작품이 나오듯이 컴퓨터 활용에서도 몰입도를 높여주면 이용자의 표현력과 창의성이 커질 것으로 확신했다”고 개발 의도를 설명했다.

스페이셜 개발진의 면면이 다양한 것도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 CPO는 MIT미디어랩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최연소 수석연구원 출신의 공학자이자 디자이너다. 공동 창업자인 아난드 아가라왈라 최고경영자(CEO)는 3D 소프트웨어업체 범프탑을 구글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 이 CPO는 “회사 직원은 애플 구글 등 미국 실리콘밸리 출신이 절반, 게임회사 출신이 나머지 절반 정도”라며 “이런 조직 구성에서 독특한 시너지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셜은 최근 게임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게임 개발 엔진업체 유니티의 게임 엔진을 활용해 게임을 쉽게 개발할 수 있는 도구를 최근 개선했다. 이 CPO는 “게임이라는 형식으로 이용자가 다양한 콘텐츠에 접근하는 걸 돕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애플이 공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에 대해서는 “애플이 이번 발표에서 ‘스페이셜(공간의)’이라는 단어를 15번 정도 언급했는데 저희가 추구하는 ‘공간 컴퓨팅’의 비전이 이번에 제대로 알려졌다”며 “애플은 미디어와 업무 생산성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것 같다”고 했다. 이 CPO는 “유튜브가 세계의 수많은 사람이 동영상을 공유하게 한 것처럼 스페이셜에서도 많은 사람이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회사를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글=김주완 기자/사진=강은구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