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악화와 기업 실적 부진 등의 여파로 올해 1분기 지방세 수입이 작년 1분기와 비교해 8%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 위축…서울·세종 지방세 수입 20% 급감
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분기 전국 광역자치단체의 지방세 징수액은 모두 23조6167억원으로 전년 동기(25조8532억원) 대비 8.7%(2조2365억원) 줄었다.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세종시(1749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지방세수가 21.1% 감소했다. 서울도 세수가 1조22억원 줄어(-19.7%) 4조929억원밖에 걷히지 않았다. 1분기 지방세수는 대구(8224억원·-10.4%)와 강원(7822억원·-10.2%), 경기(5조8431억원·-8.9%) 등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세수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각 지방자치단체는 상반기에 대부분 추가경정(추경)으로 예산을 늘려 잡았다. 행안부가 지난달 말까지 집계한 186개 지자체 추경 규모는 모두 19조1000억원에 달한다. 작년 11월 결정한 당초 예산(434조9000억원)보다 4.5% 늘어나는 것이다.

세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예산을 늘려 잡는 것은 국가에서 내려오는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 등이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은 작년 11월 예산을 짤 때 대단히 보수적으로 예산을 편성하면서 정부가 내려보내는 교부세와 보조금 규모도 상당히 짜게 잡았다. 그러나 정부가 경기 악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작년 말 예산을 결정하면서 지자체의 예상보다는 후하게 교부세와 보조금을 편성했다. 교부세는 예상보다 12조6000억원, 보조금은 4조7000억원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지자체들의 추경 증가분 19조1000억원에는 정부가 내려보내는 교부세 증가분 6조3000억원, 보조금 증가분 3조9000억원이 반영된 것이다. 지자체들은 또 앞서 쓰고 남겨둔 돈(순세계잉여금) 4조7000억원도 올해 예산으로 쓰기로 했다. 남은 교부세 증가분 등은 하반기 상황과 세출 필요성에 따라 순차 반영될 전망이다. 최병관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지자체가 당초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11월인데,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 등이 결정되는 국가예산이 12월에 확정되기 때문에 지자체들은 상반기 추경을 통해 이를 반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