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금광기업인 뉴몬트가 호주의 금광업체 뉴크레스트를 인수했다. 금 채굴권을 비롯해 호주의 구리 광산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원자재업계에선 금광 공룡이 탄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몬트는 뉴크레스트 지분 100%를 총 192억달러(약 25조 7145억원)에 인수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금광 업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란 평가가 나온다.

뉴몬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뉴크레스트가 보유한 금광과 구리광산을 확보하게 된다. 호주 구리광산을 비롯해 파푸아뉴기니 등 오세아니아 지역과 아프리카, 남미 등 뉴크레스트가 운영하던 3개 대륙 금광 5곳을 넘겨받는다.

뉴몬트는 이날 성명을 통해 "두 기업의 결합으로 매년 시너지효과가 5억달러 이상 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해서 2년간 최소 20억달러 현금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뉴몬트가 금광을 대량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내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규모의 경제는 생산량을 늘려 단위당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뜻한다.

비용 절감에 나선 이유는 갈수록 금광의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원자재 전문 매체인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현재 금광 업계는 생산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금 채굴 난이도가 이전보다 올라갔고, 채굴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비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뉴몬트의 금 생산량도 지난 10년간 정체했다.

금 공급은 줄었지만, 수요는 계속 늘고 있는 모습이다.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늘어나서다. 이달 들어 금값은 온스당 2000달러 수준으로 치솟으며 2020년 이후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금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하자 대기업들이 금광 확보에 나섰다. 미국 금광업체 배릭골드는 아프리카 말리 금광을 확보하기 위해 랜드골드를 2018년 180억달러에 사들였고, 팬 아메리칸은 지난 3월 캐나다 금광을 보유한 야마나 골드를 52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업계에선 뉴몬트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광을 인수하게 되면 구리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일반적으로 금광에서 금을 채굴하게 되면 부산물이 함께 생산된다. 금 생산량의 30%가량이 구리, 아연 등으로 이뤄져 있다.

뉴몬트의 구리 생산량도 급증할 전망이다. 뉴크레스트가 호주 구리 생산량의 25%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톰 파머 뉴몬트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인수가 마무리되면 세계 구리 생산량의 30%를 (뉴몬트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구리 광산 확보전은 더 심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적으로 탈(脫)탄소 열기가 더해지면서 구리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기 시작해서다. 풍력발전기, 전기차 등 신재생에너지와 연관된 산업에 구리 배선이 쓰인다.

<<올해 들어 연달아 M&A가 이뤄지고 있다. 뉴몬트의 경쟁사인 BHP그룹은 지난 1월 호주의 광산업체 OZ미네랄스를 64억달러에 인수했다. 스위스 광산업체 글렌코어도 지난달 캐나다 광산업체인 텍 리소스를 230억달러에 인수를 제안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