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전경. 이 곳에서 EV9의 핵심 기능들을 체험해볼 수 있다./사진=기아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전경. 이 곳에서 EV9의 핵심 기능들을 체험해볼 수 있다./사진=기아
기아가 지난 3일부터 사전 판매를 시작한 순수 전기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을 시작으로 소프트웨어 구독형 서비스(FoD·Features on Demand)를 본격 시작한다. 다만 기아는 안전에 직결되거나 사용 빈도가 높은 기능들은 구독형 서비스에 포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지난 3일 서울 성수동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서 열린 미디어 프리뷰 행사에서 이 같이 설명했다. FoD란 사용자 필요에 따라 차량 소프트웨어 신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아는 이러한 구독형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을 통해 소비자 스스로가 자유롭게 구매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한다.

앱 마켓처럼 구매하고 바로 업데이트...가격은?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서 기아의 구독 서비스 구매 애플리케이션(앱) '기아 커넥트 스토어'를 체험해봤다. 방식은 간단하다. 마치 구글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를 이용하듯이 기아 커넥트 스토어에 접속, 구매를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결제하면 OTA를 통해 차량이 자동 업데이트된다.
기아 EV9의 디지털 패턴 라이트닝 그릴/사진=기아 페이스북 영상 캡처
기아 EV9의 디지털 패턴 라이트닝 그릴/사진=기아 페이스북 영상 캡처
일단 기아의 구독 서비스는 디지털 라이트닝 그릴 패턴, 원격 주차 보조 2, 음원이나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부터 시작될 예정. 디지털 라이트닝 그릴 패턴은 EV9 전면에 있는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에 표시되는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의 다양한 패턴을 추가로 5가지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디지털 라이트닝 패턴은 18만원(평생 소장), 원격 주차 보조2는 구독 기간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책정됐다(평생 50만원, 연 구독 12만원, 월 구독 1만2000원).

가격 책정 기준에 대해 장영광 기아 커넥티드서비스 기획팀 책임매니저는 "구독 서비스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싶어 기간별로 정기적 비용을 결제하는 게 아니라 기간 제한이 없는 평생 이용 방식으로 구매 옵션을 고려했다"며 "다만 월간과 연간 방식을 일부 도입한 이유는 리스, 렌트, 중고차 등 기아 차량을 이용하는 고객이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서울 성수동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서 EV9의 핵심 기능들을 가상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사진=최수진 기자
서울 성수동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서 EV9의 핵심 기능들을 가상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사진=최수진 기자

기아, 구독 서비스 첫 시도...논란 예상도

벤츠, BMW, 테슬라 등 일부 완성차 업체는 이미 새로운 수입 모델 창출을 위한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테슬라는 FSD(완전 자율주행 기능)를 구독 서비스로 선보였고, 벤츠는 전기차 EQS의 후륜 조향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했다.

그러나 구독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 반응도 존재한다. 필수적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추가한다는 비판이다. 일례로 지난해 BMW코리아가 공식 홈페이지에 국내에서 거의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열선 시트'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포함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BMW 코리아는 "한국은 해당 사항 없다"고 해명하며 논란을 진화했다.

기아 또한 이러한 시각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김도한 기아 커넥티드상품전략팀 책임매니저는 "안전과 직결된 기능은 FoD의 범위에 포함하지 않을 예정이다. 사용 빈도가 높거나 차량 기본 사양에 해당하는 기능들 역시 FoD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EV9이 현대차그룹이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EV9에 소프트웨어 구독형 서비스를 최초로 먼저 도입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기아 관계자는 "EV9은 기아 리브랜딩 이후 출시하는 최초의 플래그십 전용 전기차로 프리미엄 고객이 기대하는 신기술 기반의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고객의 개인화 니즈를 충족하는 새로운 시도를 접목하기에 적합한 상징적인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