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서울 서초구 양재 사옥./사진=한국경제신문
현대차 서울 서초구 양재 사옥./사진=한국경제신문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역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실적이 악화한 삼성전자를 뛰어넘어 상장사 전체 1위 자리에 올랐다.

현대차는 1분기 영업이익 3조592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86.3% 증가했다고 25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37조7787억원으로 24.7% 늘었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익은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역대 최대 1분기 실적으로, 기존 상장사 1위였던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영업이익(6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최고 수준인 9.5%를 기록했다.

오는 26일 실적 발표 예정인 기아와 합산하면, 올해 1분기 영업익이 일본 도요타의 영업익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금융정보제공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도요타의 올 1분기 영업익은 5조695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비싼 차' 잘 팔리더니…현대차 1분기 실적 '역대 최대' 찍었다 [종합]

부품 수급 상황 개선...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증가

현대차는 올해 1분기 판매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및 기타 부품 수급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생산이 늘며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익은 판매대수 증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우호적 환율 효과로 전년 동기보다 늘었다.

현대차는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102만1712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13.2% 증가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해 연말 출시한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가 본격 판매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제네시스 라인업 등 고부가가치 차종이 견조한 판매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25.6% 증가한 19만1047대가 판매됐다.

해외 시장에서도 부품 수급 상황 개선에 따른 생산 증가와 함께 아이오닉 6의 글로벌 본격 판매 등에 따른 친환경차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보다 10.7% 늘어난 83만 665대가 팔렸다.

매출액은 판매 확대, 제네시스와 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환율 효과로 매출액이 늘었다. 올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5.9% 상승한 1276원을 기록했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1.3%포인트 낮아진 79.6%를 나타냈다. 부품 수급 상황 개선으로 인한 가동률 상승과 우호적인 환율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개선됐다. 판매 관리비는 신차 마케팅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늘었으나, 매출액 대비 판매 관리비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 낮아진 10.9%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2분기가 계절적 성수기로 향후 실적 또한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국가 간 갈등 등 지정학적 영향 및 인플레이션 확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 등 글로벌 불확실성도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의 글로벌 판매를 본격화하고, 아이오닉 5 N·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출시를 통한 전기차 판매 확대,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최대화, 5세대 완전변경 싼타페 글로벌 출시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믹스 개선으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대차,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발표

현대차는 경영실적 발표와 함께 적극적이고 투명한 주주환원 정책 확립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목표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신규 배당 정책 수립 및 분기 배당 실시 발표, 단계적인 자사주 소각 계획이 골자다.

새로운 배당 정책은 배당 기준이 기존 잉여현금흐름에서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으로 변경됐으며, 배당 성향은 연간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 기준 25% 이상으로 설정됐다. 현대차는 신규 배당 정책을 통해 배당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가시성을 강화했다.

배당 주기는 기존 연 2회(반기)에서 4회(분기)로 변경했다. 주식 장기 보유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는 동시에 주가 변동성을 완화하고자 하는 취지다. 또한 향후 3년에 걸쳐 보유 중인 자사주를 매년 1%씩 소각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에도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주주 친화 정책을 적극 수립하고 시장 기대치에 부응하는 기업가치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