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양주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양주 코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위스키 열풍을 타고 양주의 매출이 소주의 아성을 넘어섰다. MZ(밀레니얼+Z세대) 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가 인기를 끌면서 한때 '아재 술'로 취급됐던 양주가 '국민 술' 소주보다 더 많이 팔린 것이다.

이마트는 올해 1~2월 위스키·브랜디·럼 등 양주 매출이 소주보다 3.6% 더 높았다고 19일 발표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양주 매출의 비중은 소주 매출의 81.3% 수준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들어 95.8%로 오르더니 올해는 103.6%로 소주를 넘어섰다. 반면 수입 맥주 비중은 2021년 77.1%, 2022년 66.7%에 이어 올해 58.9%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양주 매출은 지난해 20.2% 증가했고 올들어 2월까지도 9.2% 늘어났다. 반면 소주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3.1%, 올해 1%를 기록하며 양주의 증가세에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흐름은 2030 세대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의 위스키 구매 고객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30대 이하가 39.4%로 가장 많았고, 40대는 24.3%, 50대는 17.4%, 60대는 6.6% 순이었다.

위스키를 탄산수 등에 섞어 마시는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관련 상품 매출도 함께 늘었다. 지난해 이마트의 소주잔 매출이 31.8% 줄어든 반면 위스키 전용 잔의 매출은 340% 늘었다. 토닉워터 등 탄산 믹서도 그 매출이 63.8% 늘었고, 레몬도 16.4% 더 팔렸다.

이마트 주류 바이어는 "커지고 있는 홈술, 혼술 트렌드의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주종이 양주"라며 "이제는 과거처럼 독주 이미지가 아니라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술로 자리 잡으면서 꾸준히 수요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