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와이파이·반려동물 할인…항공사들 '여객 잡기' 안간힘
국내 항공사들이 폭증하는 해외여행 수요를 빨아들이기 위한 대비 작업에 한창이다. 비행기 대수 확충, 주요 노선 증편 등에 더해 기내 와이파이, 골프 멤버십, 월간 정기 프로모션 등 전에 없던 신규 서비스를 대거 쏟아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안에 보잉787 6대, A321네오(neo) 7대 등 여객기 13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달 말부터 프라하·취리히·이스탄불·마드리드 등 유럽 4개 도시를 중심으로 장거리 노선이 대거 복항되는 데 따른 조치다. 보잉787은 장거리 노선에 주로 투입되는 기종이다. 182석 규모의 소형 항공기인 A321네오로 동남아시아·중국·일본 등 단거리 노선 공략에도 나선다. 이 기종은 2027년까지 30대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기내 와이파이·반려동물 할인…항공사들 '여객 잡기' 안간힘
대한항공은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이 회사는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전기통신사업’을 추가하는 안을 의결한다. 기내 인터넷 서비스 운영을 위한 밑작업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에 A321네오, 보잉737-8 기종에 도입하는 것이 목표다. 또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시작된 객실 승무원 순환 휴직을 연내 종료한다. 현재 20% 미만 수준인 휴업률을 단계적으로 낮춰나갈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 재운항에 힘을 쏟고 있다. 팬데믹 이전까지 중국 노선은 이 회사 전체 매출의 17~1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광저우·톈진·칭다오·시안 등 4개 도시를 오가는 노선과 선전 노선 증편(주 1회→2회)을 승인받아 정식 운항 중이다. 베이징·상하이·창춘 등 주요 도시도 승인을 전제로 증편을 검토하고 있다.

저가 항공사들은 단거리 노선 고객을 타깃으로 한 ‘이색 마케팅’에 들어갔다. 제주항공은 ‘스포츠케이션’족을 겨냥한 멤버십을 내놨다. 12만~14만원대 연회비만 내면 1년간 스키·스노보드·골프용품 등의 수하물 요금을 무제한 면제해준다. 진에어는 모회사인 대한항공과 함께 기내 와이파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카셰어링 전문 업체 그린카와 제휴해 항공권과 렌터카 서비스를 연계했다.

티웨이항공은 국내 항공사 최초로 구독형 멤버십 ‘티웨이플러스’를 출시했다. 구독료의 최대 97%가 항공권 예매 전용 수단인 ‘티웨이-e카드’로 적립되며, 반려동물 운송요금 할인 등 추가 혜택이 제공된다. 에어부산은 전자도서 대출 서비스 ‘하늘책방’을 내놨다. 회원에게 전자책, 오디오북, 학술논문 등 25만5482권의 전자도서를 무료로 빌려주는 서비스로, 업계 첫 번째 시도다.

최근 이런 마케팅 강화 움직임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항공 여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이다.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항공 여객 수는 726만645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349만7790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69% 수준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의 최전선에 있는 항공사의 고객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혜택과 맞춤형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계속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