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ES300h. 한국토요타 제공.
렉서스 ES300h. 한국토요타 제공.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고급 세단 '렉서스 ES300h'이 벤츠 E클래스를 제치고 지난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2위에 올랐다. 지난 1월에는 5위에 올랐던 모델이다. 2019년 극에 달했던 '노 재팬(No Japan·일본제품 불매운동)' 이후 3년여 만에 부활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렉서스 ES300h는 지난달 국내에서 967대가 팔리며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 2위에 올랐다. 1위는 BMW 520(1310대), 3위는 메르세데스-벤츠 E 350 4MATIC(852대)이었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렉서스 ES300h은 도요타가 한국 시장에서 밀고 있는 대표적인 고급 중형 세단이다. 지난 1월에는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 5위에 올랐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으로 잘 알려진 모델이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지난달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면서 물량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진 것이 판매량 급증 요인"이라고 말했다.

편안한 승차감과 잔고장 발생 비율이 낮다는 평가 속에 2018년(4만4232대) 한국 시장 판매량 정점을 찍은 일본차는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맞서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하면서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2019년 3만6661대로 4만대 밑으로 떨어졌고, 2020년에는 1만8236대로 반토막 나며 한국 시장에서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과정에서 일본 닛산과 인피니티는 2020년 말을 기점으로 16년 만에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선언하기도 했다.

2021년에는 판매량 2만대를 회복했으나 지난해 다시 2만대 밑으로 떨어지며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보다도 판매가 부진했다.

그러나 지난해 고물가·고유가 기조 속에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차량을 판매하고 있는 일본차들의 부활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달 국내에서 렉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83%, 도요타는 149% 판매량이 증가했다. 국가별 판매량을 봐도 유럽 브랜드 판매가 1만7890대(점유율 82.7%)로 1위이고, 일본 브랜드가 2200대 팔려 2위(10.2%)를 차지했다. 지난달까지만해도 2위였던 미국 브랜드 점유율은 7.1%(1532대)로 일본에 뒤졌다.

렉서스의 ES300h은 지난해 연간 수입차 판매에서도 총 4869대가 팔려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 5위에 올랐다. 국내에서 독일 브랜드가 상위권을 싹쓸이하다시피 했지만 렉서스 ES300h는 상위 5위 안에 든 유일한 다른 나라 업체의 수입차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