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묶어두기 곤란하지만 이자가 안 붙는 보통예금에 여윳돈을 넣어두기보다 이자를 한 푼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 ‘자유 해지 정기예금’에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원래 정기예금은 만기를 채워야 약속한 이자를 모두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중도 해지해도 약정된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이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속속 출시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루만 맡겨도 쏠쏠한 이자를 받을 수 있던 수시입출식 파킹통장의 금리가 잇달아 우수수 떨어지자 그 대용 상품으로 떠오른 것이다. 금리 하락기에 파킹통장은 금리가 곧바로 조정되지만 이런 자유 해지 예금들은 기본적으로 정기예금인 만큼 만기 때까지 약정 조건이 유지된다.

다올저축은행 ‘다올 파이(Fi) 자유해지 정기예금(변동)’은 최고 연 3.6% 금리를 제공한다. 지점 창구에서 가입하면 연 3.4%, 저축은행중앙회 앱인 ‘SB톡톡플러스’에서 가입하면 연 3.5%, 다올저축은행 앱인 ‘다올디지털뱅크 파이’에서 가입하면 연 3.6%가 적용된다. 기본 가입 기간은 3년이지만 언제 해지해도 약정 금리를 모두 받을 수 있다. 단 변동 금리 상품으로 3개월마다 약정 이율이 바뀐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10만원 이상, 1억원 이내에서 가입할 수 있다.

하나저축은행 ‘내맘대로 중도해지 정기예금’(2년 만기)과 우리금융저축은행 ‘더 마니 드림 정기예금’(3년 만기) 역시 언제 해지해도 연 3.3% 금리를 준다. 두 상품 모두 만기 해지를 포함해 총 4회까지 분할 해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분할 해지할 때도 약정 이자를 그대로 받을 수 있다.

1년까지 자금을 묶어둘 수 있다면 회전식 정기예금도 살펴볼 만하다. 계약 기간 중 일정한 주기로 예금 이자가 변하는 상품이다. 대부분 만기가 3년이지만 보통 1년인 회전 주기가 돌아오면 해지해도 약정 이율을 그대로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 많다. 가입 기간이 길수록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 구조 안에서 1년만 유지해도 3년짜리 상품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키움저축은행 ‘회전식 정기예금’은 현재 연 3.9~3.97% 금리를 제공한다. 이자를 매달 받는 단리식을 선택하면 연 3.9%, 1년에 한 번 받는 복리식을 선택하면 연 3.97%다. 만기는 3년이지만 회전 기간인 1년을 채우면 약정 이율을 받을 수 있다. 1년3개월 후 해지하면 1년에 대해선 연 3.9%, 3개월에 대해선 중도해지이율(연 0.2%)이 적용되는 식이다.

비슷한 구조의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 복리정기예금(변동금리)’은 현재 금리가 연 3.8%다. 키움저축은행 상품과 달리 1년만 채우면 언제 해지해도 100% 약정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최대 3회까지 부분 출금도 가능하다.

지난달 26일 기준 파킹통장 금리는 OK저축은행 ‘OK읏백만통장Ⅱ’가 연 3.8~5.5%로 가장 높다. 예치액 구간별로 차등 적용된다. 5000만원을 넣어뒀을 때 실질 금리는 연 3.84%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