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이브
사진=하이브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이사 후보 7인의 명단이 담긴 주주제안을 공개했다. 일각에서 거론했던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제외됐다.

하이브는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 정진수 하이브 CLO,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지정했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 홍순만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 한국대표가 올랐다.
방시혁·민희진, SM엔터 이사 후보서 빠진 이유는
사내이사 후보자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IT·콘텐츠 기업의 전략과 운영, 법률, 재무 분야에서 다방면의 경험을 쌓아 왔다.

크리에이티브 분야의 이사 후보자는 추천하지 않았는데, 이와 관련해 하이브는 "SM 고유의 색채를 존중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킴과 동시에 내부에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미래 인재를 양성해 나가겠다는 의지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외이사 후보자인 강남규 대표변호사는 법률 전문가, 홍순만 교수는 공인회계사이자 사회과학 분야의 권위자, 임대웅 대표는 ESG 및 환경 분야의 전문가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로는 변호사 출신으로 로커스홀딩스 대표와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역임한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파트너를 추천했다. 비상근 감사 후보자로는 안진회계법인과 김·장 법률사무소 등에 재직한 경험이 있는 공인회계사 최규담 NC소프트 상무를 추천했다.

이번 주주제안은 하이브와 지난 9일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한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를 통해 이뤄졌다. 이 전 SM 총괄 프로듀서는 주식양수도계약 체결을 통해 하이브에 주주제안에 대한 전권을 위임하기로 한 바 있다.

하이브는 "주주제안은 SM 주주 권익을 제고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이를 위해 정관 변경 및 이사·감사 선임도 추진할 방침"이라며 "SM을 가장 모범적인 지배구조가 실현되는 기업이자 주주 권익을 최우선시하는 기업으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가 제시한 정관 변경안에는 한국ESG기준원의 ESG 모범규준에 적극 부합하는 조치들이 반영됐다. SM의 이사회 운영 공정화·실질화 방안을 제안하고, 이사회 구성의 투명성과 다양성 확보, 전자투표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변경안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기로 했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이사회 참석을 원활히하고, 의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도록 하며, 실질적인 양성평등 구현을 포함한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도 나선다는 목표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 운영의 효율성도 제고할 계획이다. 3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될 이들 위원회는 3분의 2 이상이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반드시 사외이사로 선임키로 했다.

배임이나 횡령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사는 이사로 선임될 수 없도록 하며, 이사들이 충실히 직무를 수행하는 것은 물론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하도록 하는 조항도 삽입했다.

또 대규모 상장 기업에 요구되는 준법지원인 제도도 전향적으로 정관에 명문화하기로 했으며, 소수 주주들이 보다 원활하게 주주권을 행사해 주주권익을 제고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제 도입도 추진한다.

아울러 경영사항에 대한 적극적인 공시와 IR 활동으로 주주의 권리 보호와 투명경영을 강화하고, 등기이사를 포함한 주요 임원들의 보수는 경영성과와 연계되도록 설계한다. 보상지표(KPI)에 주주수익률을 반영해 단순한 경영지표의 개선만이 아닌 전체 주주의 이익을 도모해줄 것을 제안했다.

배당정책과 관련해서는 SM 인수 후 당기순이익의 30% 내에서 적극적인 배당성향을 유지할 방침이다. 감사위원회 도입도 제안했다.

이 전 SM 총괄도 입장을 냈다. 그는 "SM을 가장 모범적인 지배구조가 실현되는 기업으로 도약하게 하고, 주주들의 권익을 최우선하는 것이 본인의 책임을 다하는 자세이고, 이로써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가 함께 제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주제안 이유를 밝혔다.

이어 "SM의 중장기적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정관 등이 선진적으로 정비될 필요가 있으며, 나아가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이사회 구성원들로 하여금 회사 경영을 담당하게 해 회사 경영의 전문성과 의사 결정의 투명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이브에 제28회 정기주주총회와 관련된 의결권을 위임하기로 했음을 강조하며, "주주제안서에 기재된 제2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사내이사,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및 비상근감사 후보자들은 모두 하이브가 지명했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