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필립모리스가 차세대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전자담배시장 1위 탈환을 노린다. 지난해 말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뒤 3개월 만에 ‘아이코스 일루마 원’을 내놓으며 이 시리즈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전자담배 3위 BAT로스만스도 이달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KT&G, 필립모리스, BAT로스만스 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신상 잇단 출격…'전자담배 삼국지' 재점화
한국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의 새로운 제품인 아이코스 일루마 원을 출시한다고 8일 발표했다. 본체와 홀더로 나뉜 기존 일루마 제품(일루마·일루마프라임)과 달리 일체형으로 개발해 휴대 편의성을 높였다. 완전충전 시 최대 20회 연속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다른 일루마 제품보다 최대 40% 저렴하다.

일루마 시리즈는 전자담배 스틱을 블레이드에 꽂아 가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부에서 가열하는 ‘스마트코어 인덕션 시스템’을 적용했다. 잔여물이 남지 않고, 기기 내부를 청소할 필요도 없다.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서울,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되던 아이코스 일루마와 일루마프라임도 일루마 원 출시를 계기로 전국에서 판매된다”고 말했다.

필립모리스는 일루마 시리즈를 통해 한국 전자담배시장 1위를 되찾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홍석 한국필립모리스 커머셜오퍼레이션 총괄은 “일루마의 전국 판매와 일루마 원 출시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되찾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필립모리스는 2017년 전자담배를 국내에 선보인 뒤 정상을 지켜오다가 후발주자인 KT&G에 지난해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업계에 따르면 KT&G는 50%에 가까운 점유율로 전자담배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필립모리스가 40%대, BAT로스만스가 10%대로 뒤따르는 추세다. BAT로스만스까지 계획대로 이달 중순께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의 신제품을 선보이면, 이 시장을 둘러싼 3사 간 경쟁이 절정으로 치달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이 이처럼 앞서거니 뒤서거니 신제품을 내놓으며 경쟁하는 이유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전체 담배시장의 2.2%에 불과했던 전자담배시장은 지난해 14.8%로 확대됐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은 스틱 판매액을 기준으로 2021년 2조413억원에 달해 2조원을 넘어섰다. 2025년에는 2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