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사에서 '2023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현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사에서 '2023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현아 기자
금융감독원이 최근 금융시장을 둘러싼 복합적인 위험 요인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 부동산 파이낸싱프로젝트(PF) 등 잠재적 리스크는 조기 진단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게 하겠단 계획이다.

금감원은 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목표는 '위기상황·금융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따뜻하고 공정한 금융환경 조성'으로 설정했다. 4대 추진전략으로는 △금융시스템 안정 △민생금융 감독 강화 △금융산업의 혁신 및 미래성장 지원 △금융회사 책임경영 문화 조성 등을 제시했다.

부동산 PF 등 금융권 내 잠재적 위험요인을 조기 진단하고, 금융사의 건전성 감독제도를 선제적으로 개선한다는 게 당국의 계획이다. 작년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금융회사의 건전성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감원은 유관기관과 공조해 위험 확산에도 대비한다. 위기 발생에 대응해 금융회사의 손실흡수능력도 확충하기로 했다.

서민·자영업자·중소기업 등 취약계층의 금융·비(非)금융 지원을 강화한다. 대출과 같은 서민금융의 안정적인 공급을 가능케 하는 한편, 중소기업·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종합정보센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은행 축소로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이 어려워지는 점을 고려해 이를 대체할 수단을 마련한다. 고령자 친화적 금융앱(응용프로그램) 도입도 검토한단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사진=한경DB
금융감독원. 사진=한경DB
디지털 전환에 대응해 금융산업 내 인프라 재정비 등 혁신 지원에도 나선다. 중소 금융사에 대해 재해복구센터 구축을 의무화하는 등 정보(IT) 사고 발생에 대응한 비상절차도 강화하기로 했다.

건전한 디지털 금융시장 기반도 조성한다. 지난해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겪으며 디지털 자산 규율체계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 데 따른 조치다. 금감원은 불공정 거래 관련 거래소 자율 감시 지원, 시장 모니터링 강화 등 필요 후속조치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공매도 제도도 손본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공매도 업무 프로세스를 점검하는 한편, 독립 리서치회사 도입도 추진한다. 토큰증권·조각투자 등 신종 증권이 일정 기준에 따라 발행·유통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외국인투자자의 정보 비대칭 해소를 위해 영문공시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금융사의 책임 경영 문화 조성에도 적극 나선다.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 구축 현황과 이사회 운영의 적정성에 대해 점검하기로 했다. 경영진의 성과보수체계의 적정성 등도 들여다본다. 최근 고금리로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은행들이 과도한 이자장사를 벌인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를 가지고 성과급 잔치를 벌여 논란은 더 확산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성과급 논란' 관련 금융권에 신중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