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외환시장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지난 2일 1220원30전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이 3일 1229원40전으로 올라선 데 이어 4일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선 1247원 선까지 뛰었다. 미국 고용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조치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져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결과다.

4일 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247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원25전)를 감안하면 3일 서울외환시장 종가(1229원40전) 대비 18원85전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6일 서울외환시장이 열리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환율이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 밖으로 좋았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51만7000명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18만7000명)의 세 배에 육박한다. 1월 실업률은 3.4%로 시장 전망치(3.6%)보다 낮았다. 1969년 5월 이후 최저였다.

당초 시장에선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를 근거로 Fed가 긴축을 조기 종료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는데 고용지표 등이 발표된 뒤에는 긴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늘었다.

달러 가치는 상승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3일(현지시간) 102.99로 전날보다 1.22% 올랐다. 달러 강세는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다.

만약 Fed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 한·미 금리차가 지금(1.25%포인트)보다 더 벌어진다면 환율이 또다시 뛸 가능성도 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