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 미국 등에 이어 한국에서도 3일 전기차 가격을 최대 14.3% 인하했다. 모든 트림(세부 모델)이 전기차 보조금 상한선인 8500만원 밑으로 내려오면서 판매 보조금 26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모델 3 판매가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 기아 EV6 등과 비슷해진 만큼 판매 경쟁이 격화할 전망이다.

테슬라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모델 3의 세 개 트림, 모델 Y의 두 개 트림 가격을 모두 내렸다. 최저가 모델인 모델 3의 스탠더드 트림 판매가는 지난달 6434만원에서 이날 5990만원으로 5.6% 인하했다. 고성능 트림인 모델 3 퍼포먼스 가격은 같은 기간 8817만원에서 7559만원으로 14.3% 내렸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 Y의 롱레인지 가격은 8499만원에서 7789만원으로 8.4%, 모델 Y 퍼포먼스는 9473만원에서 8269만원으로 12.7% 떨어졌다.

보조금을 아예 받지 못했던 고가 모델의 가격이 8500만원 미만에 형성되면서 모든 트림이 보조금 대상에 포함됐다.

환경부가 지난 2일 고지한 보조금 규정에 따르면 5700만원 미만 전기차는 보조금 전액을 받을 수 있고, 5700만~8500만원은 50%, 8500만원 초과는 아예 받지 못한다. 테슬라는 국비 보조금 500만원의 절반인 250만원과 함께 10만원을 추가로 받아 260만원의 보조금을 수령한다.

테슬라는 한국에서 트림에 따라 2021년에 3~4차례, 2022년에는 3~6차례 가격을 올렸다. 수요가 급증했던 지난해 6~7월 가격이 가장 높았다. 당시 모델 Y 퍼포먼스 판매가는 1억473만원에 달했고, 최저가인 모델 3 스탠더드도 7034만원에 판매됐다. 이후 금리 인상으로 차량 계약이 주춤하자 테슬라는 지난달 6일 차값을 소폭 내린 데 이어 이달 더 큰 폭으로 인하했다.

현재 테슬라 모델 3 스탠더드 판매가는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6뿐 아니라 폭스바겐 ID.4, 메르세데스벤츠의 EQA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기차 모델 중 수요층이 제일 많아 경쟁이 치열한 라인업이다. 가격 인하 후에도 수요가 올라오지 않으면 테슬라가 가격을 더 낮출 가능성도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