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이동한 인구가 4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매량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날 정도로 주택시장이 침체한 데다 고령화에 따른 이동 수요 감소 등이 맞물린 결과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2년 국내 인구 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이동자 수(전입신고 기준)는 615만2000명을 기록해 1년 전보다 14.7%(106만1000명) 감소했다. 인구 이동 통계는 읍·면·동 경계를 넘어 거주지를 옮긴 사람이 대상이다.

지난해 국내 이동자 수는 1974년(530만 명)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국내 인구는 5162만 명으로, 3469만 명이던 1974년보다 인구 이동률(인구 100만 명당 이동자 비율)은 더 낮았다. 지난해 인구 이동률은 12%로 1972년(11%) 후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구 감소폭도 1976년(-223만8000명) 1979년(-108만6000명)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컸다.

통계청은 부동산시장 침체를 국내 이동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봤다. 조사 결과 주택 관련 사유로 이동한 인구는 2021년 271만4000명에서 작년 211만6000명으로 59만8000명 감소했다. 주택 관련 전입 이동자의 비중도 34.4%로 1년 전(37.6%)보다 3.2%포인트나 줄었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주택 매매 거래량은 48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1% 줄었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고령화와 교통·통신의 발달로 장기적으로 국내 인구 이동은 감소하는 추세”라며 “지난해는 주택 매매량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등 주택시장 전반이 침체해 인구 이동도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